조씨 제3자 통해 윤 전 시장에 접근

윤장현 前 시장도 조주빈에게 속았나
조씨 제3자 통해 윤 전 시장에 접근
JTBC 출연 ‘공천 대가’ 해명 약속
경찰, 조주빈 배후 조종 가능성 수사
“n번방·불법 영상과는 관계 없어”
 

25일 오전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이 검찰에 송치되기 전 종로경찰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한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뉴시스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25)이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도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나타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서울지방경찰청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지난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준비 중이던 윤 전 시장에게 모 기관의 ‘최 실장’이라는 인물이 “JTBC 출연해 해명할 기회를 주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시장은 2018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사기꾼에 속아 모두 네차례에 걸쳐 4억5천만원을 건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 재판 중이었다.

최 실장은 당시 윤 전 시장에게 ‘손석희 JTBC 사장을 잘 안다’며 실제로 윤 전 시장과 함께 JTBC 사옥도 함께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최 실장이 손 사장과 만나 잠깐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본 윤 전시장은 ‘조만간 인터뷰 기회를 만들겠다’는 최 실장의 말을 믿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 사이 또 다른 인물이 광주에 내려와 윤 전 시장으로부터 활동비 명목의 일정 금액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경찰은 텔레그램 상에서 손 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해온 조주빈이 최 실장이라는 인물 등을 배후에서 조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윤 전 시장은 지난 23일께 조주빈이 검거된 뒤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안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주빈이 언급한 윤 전 시장 등은 n번방과 성착취 영상물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현재 사기 피해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윤 전 시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연결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오전 조주빈은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JTBC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조주빈이 흥신소 사장이라며 텔레그램을 통해 손석희 사장에게 접근했다”고 밝혔다./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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