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유입 없는 편중 현상…전남 신도심 개발 ‘허와 실’ <1>오룡지구 실태

정부 부동산정책과 동떨어진 ‘웃픈’ 현실 직면
‘마이너스 피’까지 난무… ‘가격 다운’ 현실화
투기 거품 현상 실종 막차 탄 투자자 피해 속출
2015년 도정질의서 재검토 지적 불구 ‘지지부진’

전남 무안군 일로읍 망월리 일대 276만7천㎡의 개발면적에 2만4천670명이 거주가 가능한 대형 프로젝트인 오룡지구 개발이 한창이다. 사진은 최근 드론으로 촬영한 오룡지구 전경. /남도일보 DB

전남지역에서 신도심 개발이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원도심 공동화 현상은 도시 개발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한 환경 문제, 교통 문제, 교육 여건 문제, 인구 감소 문제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물량위주의 개발은 아파트가 중심이 되는 도시계획으로 이어져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미분양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인구는 정체된 상태에서 계속 새 아파트 물량만 늘어나고 대출 규제 등으로 수요는 크게 줄어들면서 발생되고 있는 현상이다. 특히 신도심에서 나타나는 투기현상도 전남지역은 예외다. 투자를 위해 구입한 분양권을 되팔고 싶어도 수요자가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마이너스 피’까지 붙은 아파트가 등장하고 있다. 정부가 불법을 막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부동산정책과는 전혀 동떨어진 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는 ‘웃픈’ 현실이다.

결국 새로운 인구 유인책이 없는 가운데 계속된 개발은 신도심마저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있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전남지역 신도심 개발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따른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 본다.

◇암울한 현실 직면

“인구는 감소세고 공공기관 이전도 끝났는데, 대책없는 대규모 개발이 제대로 될 지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지난 23일 전남 무안군 남악신도시 오룡지구 일대. ‘맞춤 테마형 도시, 걷고 싶은 도시’를 콘셉트로 한 오룡지구의 개발이 한창이다. 곳곳에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고 택지개발이 진행 중이다. 신도심 개발이면 투자자가 몰리는게 당연지사다. 투자가 과열되면서 각종 불법도 난무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곳 일대는 투자는 커녕 암울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제보자 A씨는 “투자 목적으로 오룡지구 한 아파트 분양권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신도심 개발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렸지만, 암울한 전망소식에 부동산 관계자 등을 통해 분양권을 되팔려고 시도했지만,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일대 B아파트의 경우 수요자가 없어 분양가보다도 내려 속칭 ‘마이너스 피’로 전락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 등은 “이 아파트의 경우 2천∼2천500만원의 마이너스 피가 붙고 있다”며 “이미 계약을 마친 구매자들 사이에서 현재 피해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더 큰 문제는 이 일대의 부동산 시장 전체가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

지난해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남악 C아파트는 전용면적 84㎡가 2억5천200만 원으로 1년 전 3억500만원에 비해 무려 5천만원이상 하락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남악 아파트 대부분에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적게는 2천만원에서 많게는 5천만원 가량 낮게 거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부동산 업계들은 하나같이 “과거와 비교할 때 현재는 10∼20% 정도 밖에 거래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아파트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오룡지구에 짓고있는 신규 아파트만 3천200세대가 넘고, 2022년까지 목포와 무안을 합치면 1만2천여 세대 신규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여기에 설상가상 새로운 주거행태로 자리잡은 오피스텔도 남악에만 2천여 세대가 새로 짓고 있어 아파트 시장에도 어두운 그림자만 드리워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인구는 정체됐는데, 전남에서는 이와는 상관없이 무분별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며 “현실에 맞는 행정과 정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앞으로가 더 문제다”고 말했다.

◇예견된 문제 ‘뒷짐만’

남악신도시 인근에 새택지 오룡지구 조성에 대한 우려는 지난 2015년 이미 제기됐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오룡지구는 전남개발공사가 무안군 일로읍 망월리 일대 276만7천㎡의 개발면적에 2만4천670명이 거주가 가능한 대형 프로젝트다.

단계별 조성계획은 6-1부터 6-4까지 4단계이며, 6-1단계는 2020년 부분 준공할 예정이다. 전체 완공 목표 시기는 2021년이다. 오룡지구 조성과 함께 수변공원 생태하천 복원과 녹색 쌈지숲, 가로수길을 조성하는 등 남악신도시를 사계절 푸르른 친환경 명품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2015년 당시 오룡지구에 인접한 남악·옥암지구에 계획인구(5만8천여명) 대비 93%(5만4천여명, 남악 3만명·옥암 2만4천명)가 입주한 상황에서 추가로 택지개발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터져나왔다.

당시 한 전남도의원은 도정질의에서 “오룡지구 1단계 사업부터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악·오룡지구는 전남도청, 도교육청, 농협 등 공공기관의 입주가 마무리돼 추가 인구 유입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목포 원도심의 ‘한정된’ 인구, 광주·전남 혁신도시 팽창 등을 감안하면 전남도청 인근 신도심으로 인구 유입에 따른 부작용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것. 실제 당시 지적된 사안은 민선7기가 들어서면서 지지부진 됐고, 6년이 지난 지금 대책 없는 무분별한 개발의 문제점은 현실화 되고 있다.
중·서부취재본부/박지훈·안세훈·심진석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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