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파문에 권오봉 여수시장…아전인수‘눈살’

“공직생활 안 맞으면 그만 두는 것”

“갑질 처벌해 달라는 내용은 없어”

“엄중한 상황 인식 못해” 비판 목소리

권오봉 여수시장 자료 사진. 동부취재본부/최연수 기자 karma4@namdonews.com
권오봉 여수시장이 최근 팀장급 공무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와 관련해 아전인수식 주장을 펴 “사태를 수습하고 피해자들은 감싸야 할 시장의 자세가 아니다”라는 비판이다.

더욱이 SNS를 중심으로 ‘엄중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태를 더 키운다’, ‘이런 사람이 여수시장이라는 것에 분노가 치민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지난 25일 갑질 파문과 관련 기자 간담회를 갖고 “어린 직원들이 적응도 안 되고 힘든 시기인데 상사한테 폭언도 듣고 상처가 컸을 것”이라며 “관리자로서 직원들 하나하나 살펴야 하는데 굉장히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번에 이걸 보면서 우리 공직 내에서도 세대 간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는 걸 느꼈다”며 “저희 때만하더라도 상관한테 심한 소리 듣고 때로는 구타를 당해도 그건 그냥 그런 거니 했다”는 돌출 발언을 했다.

권 시장은 “신입 직원들은 그런 거 한 두 마디 들으면, 부모한테도 심한 말 안 듣고 큰(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문화차이도 클 것”이라며 “그래서 이 문제를 시정 전반에 걸쳐서 근본적으로 들여다보자”는 등 말을 이어갔다.

피해자들의 경위서를 자기 입맛에 맞게 유리하게 해석한 것도 이번 논란에 새롭게 기름을 부었다.

가해 팀장에 대해 자체 징계할 의지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권 시장은 ‘중복 감사가 안 된다’, ‘경위서에는 처벌해 달라는 내용은 없었다’, ‘정규 인사 시기도 아닌데 보직 변경한 것 자체가 개인으로선 엄청난 불이익이다’라는 독특한 주장을 내놨다.

권 시장은 “직원들 경위서를 다 봤는데 팀장하고 같이 근무 안 했으면 좋겠다. 이 사람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은 없다”며 “언론탄압과 여수시를 갑질한 것으로 몰아 간 것은 편견이다”고 말했다.

특히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20일자로 사직한 한 여성 공무원에 대해서는 “시청 입사한 직원들 중에도 자발적으로 퇴사한 직원들이 많다”며 “공직이라는 곳이 (민간업체에 비해)위계가 굉장히 엄하고…안 맞으면 그만 두는거다”고 했다.

이어 “그만둔 직원도 보니까 자기가 몇 달 해보니까 아 나하고 안 맞구나. 물론 도서관이라는 특수한 사정도 작용을 했겠지만 남은 사람은 다남아 있잖아요”라며 “그 직원에 대해서만 집중적인 피로도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의 의지에 의해 그만둔 것으로 부각시켜 결과적으로 이번 갑질 논란은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도출한 셈이다.

권 시장의 이날 발언을 두고 시민단체와 SNS에서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인식 수준을 가늠케 한다”며 “무지·무능력·무염치한 권오봉 시장의 시대인식은 여수시민을 부끄럽고 참담하게 만든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논란이 일자 권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취지와 다르게 발언이 시장의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왜곡돼 알려졌다”며 “인권위원회 진정과 감사원 감사에 적극 협조하고, 미흡한 대처로 상처받았을 직원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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