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떡’ 정부자금 목매다가 결국 카드 대출

벼랑 끝 소상공인·중소기업

홀짝대출 시행에도 혼란여전

금융 정책 실효성의문 지적도

광주에서 식품업을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최근 정부 정책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광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원센터를 찾았지만,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다. 신청 하려고 봤더니 법인 기업 신청은 서류가 25가지나 되고 실제적 대출까지 기다리는데 만 두 달 넘게 소요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정부에서 신용등급 4~10등급을 대상으로 서류 없이 1천만 원을 대출해 준다고 하지만 김씨가 회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자금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 사장은 “광주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 중 신용이 좋은 사람은 대부분 없을 것이다”면서 “총 5천만 원이 필요한데 모두 대출 받으려면 정부 지원은 받지도 못하는 고금리를 내야하고 상식적으로 신용등급 좋은 사람은 애당초 은행권에서 대출이 잘 이뤄졌다”고 토로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게 12조 원 규모의 정책자금 지원에 나섰지만 이들은 재정지원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정책 자금을 받기까기 여전히 상당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은 정부의 정책에 혜택을 대부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소상공인 금융지원 신속집행 방안’은 신용등급이 1~3등급은 시중은행에서 3천만 원, 1~6등급 3천만 원 이하 기업은행, 4~10등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1천만 원 등 1.5%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코로나19 소상공인 정책자금 집행률은 23.2%에 그쳤다. 2월 중순부터 시작된 정책자금 신청자들 대부분이 대출금을 받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위해 이날부터 출생년도 홀짝제와 제출 서류 간소화 등을 운영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시행 첫날인 만큼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유통업을 하는 박모 사장은 두번이나 소상공인진흥공단을 찾았지만 결국 카드론 대출을 받았다.

박 사장은 “기존에 있던 금융 정책을 약간씩 수정해서 내놓은 꼴밖에 안되는 것 같다”면서 “당장 돈이 필요한데 소상공인진흥공단만 두 번을 다녀갔어도 1천만 원 대출 신청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현실은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금융 지원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상공인 김 모씨는 “애당초 정부 정책자금 지원도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면서 “이럴 시국에 대출이 아닌 직접 지원이라도 해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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