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언어는 달라도…현대무용으로 ‘ONE 아시아’
亞문화전당 ‘안무가 랩’
춤으로 아시아 가치 소통
올해 창·제작 안무가 모집
8일~16일까지 이메일 접수
선정자 제작·연습비 등 지원
개인별 결과물 9월 광주서 발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무용커뮤니티사업 ‘안무가랩’ 참가자 모집 포스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지난해 10월 26일 광주 도심 다양한 장소에서 한국을 비롯한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3개국 5인의 안무가들이 개별 쇼케이스를 펼쳤다. 이들은 그해 첫 발을 내딛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안무가 랩’사업에 선정된 예술가들이다. 안무가들은 이날 각자 20여 분씩 ‘삶과 죽음, 시간, 기억’ 등 각 다른 주제를, 각자 모국의 전통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현대무용을 통해 재해석했다. 같은 단어도 각국에서 다르게 표현되는 언어의 차이만큼이나 그 나라의 특색이 물씬 배어났다.

말레이시아 안무가인 ‘라이너 빈 마일랍’은 ‘시간’이라는 주제를 말레이시아 사바주 테놈 지역에 있는 무룻족의 전통 문화를 기반으로 풀어냈다. 그는 시대의 흐름과 함께 전통·문화도 조금씩 변해감을 말레이시아 고유의 춤과 현대무용을 버무려 담아냈다.

지난해 10월26일 펼쳐진 ‘안무가랩 쇼케이스’ 현장. /아시아문화원 제공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필리핀 안무가인 ‘제알 로페스’는 삶과 죽음, 그리고 장례에 대해 몸의 이야기를 펼쳤다. 그는 필리핀에서 생각하는 해당 주제들을 블란 부족의 전통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했다. 옛 블란 부족은 전사한 가족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을 명예로 보고 망자의 친가와 처가가 서로 대립하는데, 이 같은 상황을 현대의 사회문제들과 빗대어 춤으로 표현했다.

이처럼 ‘안무가 랩’은 아시아 전역의 춤을 각국 예술가들이 생동감 있는 안무로 나눔으로써, 아시아 문화예술을 한 곳에 품은 ‘소통의 장’이 됐다.

‘아시아무용커뮤니티’에서 출발한 안무가 랩은 작품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의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시야 확대와 함께 아시아 무용인의 교류·화합의 장을 제공한다. 서로 다른 문화와 경험을 가진 아시아 안무가들이 광주에 모여, 두 달여 동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한 개인별 창작 결과물을 선보인다.

지난해 10월26일 펼쳐진 ‘안무가랩 쇼케이스’ 현장. /아시아문화원 제공

안무가들은 동시대의 아시아적 관점, 가치, 담론을 제시하기 위해 각자 모국의 전통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무용의 재해석 창작 활동을 진행한다. 창작 활동에는 멘토가 개인별로 매칭돼 함께한다. 멘토는 국내외에서 경험을 쌓은 안무가, 무용수, 평론가들로 구성돼 참가자들의 안무 방향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도움을 준다. 완성된 작품은 연말에 개인 쇼케이스를 통해 선보이게 된다.

안무가 랩은 매년 아시아 국적의 안무가를 대상으로 모집을 한다. 올해는 오는 8일부터 16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한다. 20분 내외, 3개 작품 이상의 안무 경력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나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공모는 1차 서류 심사와 2차 온라인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한다. 선발된 참여자들에겐 800만원의 작품 제작비와 연구실 및 연습실, 기술 지원, 숙소 및 교통비 등을 제공한다.
 

지난해 10월26일 펼쳐진 ‘안무가랩 쇼케이스’ 현장. /아시아문화원 제공

안무가 랩은 오는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진행한다. 참가자는 매달 최소 12일 이상 광주에 체류해야 한다. 워크숍, 멘토링, 아티스트 토크, 결과 공유회 등 안무가 랩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해야 한다. 또 참가 기간 동안 창작준비 과정을 거친 최종 결과물을 공연형태로 발표하게 된다. 올해 실험공연은 9월 26일에 열릴 예정이다.

참가는 ACC 홈페이지에서 지원서 양식을 내려 받아 4월 8일부터 4월 16일 오후 6시까지 이메일(홈페이지 참조)로 제출하면 된다. 최종 선정자는 홈페이지 공고 등을 통해 4월 마지막 주 중에 발표한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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