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치평동 ‘너릿재묵은지’ 14년째 김치요리 전문점 운영

침샘 자극하는 칼칼한 묵은지 요리 일품
광주 서구 치평동 ‘너릿재묵은지’ 14년째 김치요리 전문점 운영
‘묵은지 갈비’ 대표 인기 메뉴
7개월 숙성·새우젓이 맛 비결.
 

2일 너릿재묵은지를 운영하는 정전희(53·여)씨가 이집의 대표메뉴인 묵은지갈비찜을 가위로 자르고 있는 모습.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에는 14년째 합리적인 가격으로 김치 요리만을 전문으로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정전희(53·여)씨가 운영하는 김치 요리 전문점 너릿재묵은지다. 이곳은 국내산 배추로 담근 김치를 반년 이상 숙성해 만든 묵은지 갈비찜과 닭조림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 요리 맛집으로 동네에서는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너릿재묵은지를 찾아 인기 비결을 들어보았다.

◇가게 사장의 유별난 김치 사랑

정씨가 운영하는 서구 치평동의 너릿재묵은지는 김치 요리 전문점이다. 정씨는 어렸을 때부터 반찬에 김치가 없으면 밥을 안 먹었을 정도로 김치 사랑(?)이 남달랐다. 정씨가 김치를 좋아하게 된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완도에서 미역 공장을 운영하셨던 부모님은 당시 직원들의 끼니를 챙기기 위해 항상 김장을 많이 하셨다. 이 때문에 정씨는 어른이 되어서도 김장을 200포기나 했을 정도로 김치를 즐겨 먹었다. 이때 만든 김치는 지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는데 그때 맛이 좋다는 평을 많이 듣다 보니 어느덧 14년째 김치 요리 전문점을 운영 중이다. 이처럼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은 바로 김치 숙성 기간과 새우젓갈에 있다. 특히 찌개용 묵은지는 저온 숙성기법으로 숙성실에서 7개월을 삭힌다. 1년이 넘어버리면 김치의 색깔이 검게 변하고 아삭거리는 맛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또 이 집 김치는 소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소가 들어갈 경우 국물이 지저분해지는 탓이다. 이런 비법 때문에 이 집의 김치요리는 깔끔하고 칼칼한 것이 특징이다.

정씨는 “2~3년 묵힌 김치로 음식을 만들어 봤는데 오히려 맛이 없었다.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 나온 숙성기간이다”고 말했다.
 

새우젓으로 김치의 시원함을 더하고 과일숙성으로 부드러운 고기 맛을 자랑하는 묵은지 갈비찜.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새우젓으로 김치의 시원함을 더하고 과일숙성으로 부드러운 고기 맛을 자랑하는 묵은지 갈비찜.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대표메뉴는 ‘묵은지 갈비찜’

식사류의 대표메뉴는 묵은지 갈비찜과 닭조림을 꼽을 수 있다. 묵은지 갈비찜은 생돼지 갈비를 24시간 물에 담가서 피를 빼 잡내를 제거하고 고기의 부드러운 맛을 위해 배와 양파 등이 들어간 과일양념을 넣어 고기 비린 맛을 잡는 게 포인트다. 이후 통김치 한쪽과 육수를 넣고 팔팔 끓여 손님에게 내놓는다. 고기는 정씨가 매일 점심장사가 끝난 후 풍암시장에서 직접 사 온다. 묵은지 갈비찜은 직장인들의 점심 인기 메뉴다. 특히 점심에는 가게 한편에 마련된 계란후라이 셀프코너가 항상 북적거린다. 김치요리 이외에도 애호박찌개나 간장게장 등의 메뉴도 다양하다. 저녁에는 반주를 곁들일 수 있는 묵은지 삼겹살은 회식메뉴로 손색 없다. 삼겹살과 묵은지가 같이 나오는 메뉴인데 저녁 단체메뉴로 제격이다. 묵은지는 머리가 맑아지고 해장에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기 섭취 시에는 고기 소화는 물론 지방억제 및 배출을 도와주는 건강식이다. 특히 한국인의 밥상에 빠질 수 없는 김치 요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너릿재묵은지는 2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찾는다

◇가족에게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하는 정 씨는 손님들을 내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이곳은 단골손님들이 많다. 손님들도 집에서 밥을 먹는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편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한다.

정씨는 “돈을 받고 장사를 하지만 누군가의 배를 부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보람 있는 일이다”며 “때문에 정성으로 내 가족을 위한 음식을 만드는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정 씨에게도 요즘 고민이 생겼다. 바로 코로나19로 인해 손님이 많이 줄었기 때문다. 특히 이맘때는 운천저수지에 벚꽃을 보고 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지금은 사회적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인해 벚꽃 특수가 사라졌다.

정 씨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김치요리는 호불호가 많이 없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요즘 모두가 힘들지만 잊지 않고 찾아주는 그래도 손님들 덕분이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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