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오륙도~전남 해남 땅끝마을 잇는 남파랑길 1천436㎞ 중 일부
광양읍 신원 삼거리~무등암 지나 섬진강 500리 물줄기와 망덕포구
우리나라 동서남해안과 비무장 접경지역 등 약 4천500㎞ 한반도 둘레를 하나로 잇는 걷기 여행길 코리아둘레길.
그 중 남파랑길은 부산 오륙도에서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이어지는 남해안 최장 걷기 여행길을 뜻한다.
총 1천436㎞ 길이의 남파랑길은 3개 광역시와 23개 기초 자치단체를 경유하며 한류길과 한려길, 섬진강꽃길, 남도낭만길, 남도순례길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총 90개 구간에 걸쳐 펼쳐져 있다.
광양 대표 구간인 섬진강꽃길은 풍경과 꽃이 만들어 낸 경관이 특히 아름다운 구간이다.
광양읍 신원 삼거리에서 무등암을 지나면 광양 8경 가운데 하나인 돈탁마을숲이 있고, 인근 섬진강 끝뜰마을에서는 아이들과 여러 체험을 활동을 할 수 있다.
이곳을 지나면 신아리보루를 만날 수 있으며 섬진강휴게소에 지나면 마침내 섬진강 500리 물줄기가 바다와 만나는 망덕포구와 마주할 수 있다.
망덕포구에서는 한국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윤동주의 유고가 보존된 정병옥 가옥이 보인다. 그리고 섬진강 꽃길을 끝자락에 있는 배알도와 수변공원에서 그야말로 쉼을 얻을 수 있다.
시(詩)와 강(江), 역사가 흐르는 광양 섬진강꽃길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섬진강 줄기 따라 이어진 광양의 명소들을 느리게 거닐며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아마 그곳에서 우리는 또 다른 봄을 만날지도 있다.
■ 섬진강 끝뜰마을
섬진강 끝뜰마을은 진월면 오추·추동·사평·돈탁·신기마을 등 9개 자연 마을로 구성돼 있는 지역으로, 광양에서는 아홉 번째로 지정된 농어촌체험·휴양마을이다.
폐교된 중학교를 리뉴얼한 이곳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전통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의 수확과 가공, 시골밥상 체험, 숙박 등을 통해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농촌관광마을이다.
특히 섬진강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 길은 MTB 및 아트자전거, 캠핑 등도 체험할 수 있어 전국 라이더들에게 사랑받는 코스이다.
주민들의 문화 공간이자 섬진강변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휴식 공간인 섬진강 끝뜰마을.
앞으로 이곳은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6권역 남도바닷길 사업의 거점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예정이다.
■돈탁마을 숲
광양시 진월면에 위치한 돈탁마을숲은 비보 풍수를 목적으로 조성된 인공숲으로 약 250년 수령의 소나무 100여 그루가 아름다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섬진강 제방변에 자리한 이 숲은 마을의 경관을 아름답게 할 뿐만 아니라 홍수와 바람 등 자연 재해로부터 마을 보호하며 주민들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 왔다.
특히 ‘숲은 작지만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수목의 상태도 건강하며, 주민들이 방풍, 휴양 등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고 있어 그들의 애착이 남달랐다’는 평가로 ‘제8회 아름다운숲 전국대회’에서 ‘마을 숲 부문 어울림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중종 23년(1528년) 당시, 각 고을을 순방하던 광양 현감 박세후가 광양8경의 하나로 특별히 지정한 곳이다.
■ 망덕포구
섬진강가 남해 바다가 만나는 지점인 망덕포구.
망덕이라는 지명은 높은 곳에서 망을 보는 곳이라는 뜻의 전라도 방언 ‘망댕이’가 변한 것이라는 설이 일반적인데, 이곳은 내륙으로 들어가는 주요 관문이었기에 예부터 왜구의 침입을 막는 길목이었다.
인근에는 명당이 많이 모여있기로 유명한 망덕산과 강변 데크 산책로, 자전거 도로, 윤동주 시인의 친필 유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보존한 정병욱 가옥과 먹거리타운 등이 있어 즐길거리도 풍부하다.
특히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이곳에서 열리는 광양전어축제는 미식가들의 여행지로 손꼽히는데, 섬진강을 바라보며 먹는 전어구이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옥 가옥
서시, 자화상, 별헤는 밤 등 주옥같은 작품으로 사랑받는 시인 윤동주.
망덕포구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를 정병욱 가옥에서 만날 수 있다.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며 자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발간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윤동주는 육필원고 세 부를 작성해서 그 중 한 부를 친구인 정병욱에게 주었다.
이후 학병으로 끌려가게 된 정병욱은 어머니께 원고를 잘 보관해 줄 것을 당부했고, 그의 어머니는 원고를 마루 밑에 숨겨 보관했다고 한다. 덕분에 오늘날 윤동주 시인의 육필 원고가 세상에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문화재 341호로도 지정된 정병욱 가옥에서는 지식인의 고뇌와 시대정신, 깊은 자기반성을 그대로 담은 윤동주를 만날 수 있다.
■ 배알도와 수변공원
섬진강 하구 태인도 맨 북쪽에 자리잡은 공원으로 행정구역상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의 경계 부근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에는 캠핑장, 산책로, 축구장, 나룻터 등이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작은 섬하나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배알도라는 섬이다. 이름은 건너편의 망덕산을 향해 절을 하는 형상이라는 뜻에서 붙여졌다고 한다.
과거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 망덕리 해수욕장, 배알도 해수욕장으로 불리며 개장과 폐장을 반복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해변의 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배알도 정상에는 해운정이라는 정자가 설치돼 있는데 1940년 진월면장 안상선이 찬조금을 내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1960년대 초 태풍으로 붕괴됐다가 최근 망덕포구 관광명소화사업으로 복원됐다.
백사장은 길이 500m, 넓이 50~100m 정도며 해송 500여 그루가 늘어선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배알도와 수변공원을 잇는 해상보도교 완공으로 배알도가 전면 개방됐으며, 배알도와 망덕포구를 잇는 현수교식 해상보도교도 2021 완공을 목표로 공사중 이다. 동부취재본부/최연수 기자 karma4@namdonews.com
<사진설명>
섬진강 꽃길은 전남 광양시 다압면 신원마을에서 진월면 망덕포구까지 이르는 남파랑길 48, 49코스의 다른 이름이다. 섬진강을 따라 걷다보면 끝뜰마을과 돈탁마을숲, 망덕포구에 이를 수 있다. 이곳에서는 걷기뿐만 아니라 각종 체험을 즐길 수도 있으며,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벗꽃과 유채꽃 등 봄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최연수 기자
karma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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