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만개' 운천저수지서 詩에 빠지다
광주문인협회 제4회 서호시화전
문학인 500여명 참가 작품 전시
아끼고 사랑하는 호수 만들고자
2017년부터 행사…표지석도 세워
중국 대표 호수 항주 서호서 착안

벚꽃으로 유명한 운천저수지에서 제4회 ‘서호시화전’이 광주문인협회 주관으로 5월 31일까지 열리고 있다. 사진은 운천저수지 데크에 전시된 광주문인들 작품.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잠깐 눈을 감으면/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 뜨거운 사랑은 천년을 가도 변하지 않고/ 절절한 그리움이 꽃구름 타고 내려온다는 서호/ 여보시오, 벗님네들 다시 못 오는 줄 알았던 봄도 다시 찾아와/ 화사한 꽃을 피워주고/ 꽃잎에 날아든 벌 나비 물가를 오르내리며/ 속삭이는 물까치들이 아니, 보기 좋소/ 우리도 저처럼 흐르는 세월 한탄만 하지 말고/ 구름도 쉬었다 가는 아름다운 호심정에서/ 연화 낭자들의 춤과 노랫가락을 음미하며/ 시음에 빠져봄이 그 어떠하리오” <김성대 작 ‘서호호심정에서’>

벚꽃으로 유명한 광주 서구 쌍촌동 운천저수지. 도심에 자리해 벚꽃 개화 시기는 물론 연중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이곳은 저수지로서 기능을 다해 실질적으로 공원호수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강원구·김종·탁인석·김성대·고운석씨 등 광주 문인들은 운천저수지를 중국 항주에 있는 서호(西湖)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공원으로 꾸며보자면서 2017년부터 서호라고 명명했다. 또 저수지에 ‘서호’ 표지석를 세우고, 매년 봄 시화전도 열고 있다. 항주의 서호에 많은 문인들이 찾아와 시를 남긴 것에 착안했다.

벚꽃으로 유명한 운천저수지에서 제4회 ‘서호시화전’이 광주문인협회 주관으로 5월 31일까지 열리고 있다. 사진은 운천저수지 데크에 전시된 광주문인들 작품.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광주의 서호인 운천저수지에서 제4회 ‘서호시화전’이 5월 31일까지 열리고 있다. 운천저수지 산책로 데크에서 만날 수 있는 시화전은 전남문인협회, 한중문화교류중앙회, 광주시인협회, 한실문예창작교실이 주최하고 광주시문인협회가 주관한다. 시화전은 당초 지난달 28일 개막식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저수지 데크가 폐쇄되면서 이달 19일 이후로 연기됐다.

벚꽃으로 유명한 운천저수지에서 제4회 ‘서호시화전’이 광주문인협회 주관으로 5월 31일까지 열리고 있다. 사진은 광주 문인들이 2017년 운천저수지에 세원 서호 표지석. 광주 문인들은 중국 항조우 서호처럼 시민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호수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서호란 이름을 붙이고 표지석을 세웠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전시에는 현대문예작가회, 서석문학회, 동산문학회, 서호문학회, 남도문학회, 시와 사람들, 한림문학회 등 지역의 문인 500여명과 나주문인협회(회장 김성대) 10여 명이 참여해 시와 시조, 동시 등과 그림이 어우러진 작품 510여 점을 선보인다.

시화전은 행사가 거듭될 수록 규모와 커지고 의미도 더해지고 있다. 2017년 첫 행사는 한중문화교류중앙회(회장 강원구)에서 단독으로 개최했다. 2회와 3회를 거치면서 광주시인협회와 전남문인협회가 참여해 개최했던 것을 올해부터 광주문인협회(회장 탁인석)가 주관하며 지역 문인들의 대표적인 봄철 행사가 됐다. 올해부터는 서호시화전에 출품한 작품들을 묶은 시화집도 발간될 예정이다.

탁인석 광주시문인협회장은 “올해 4회째를 맞은 서호시화전은 벚꽃이 필 무렵이면 만날 수 있는 광주의 대규모 시화전으로 자리잡았다”며 “만물이 소생하는 봄, 시민들의 정서와 감성을 키워 지역을 사랑하며 이웃과 함께하는 인정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문인들이 힘을 보탰다. 지역 문인이 대거 참여해 한자리에서 시와 그림을 선보이는 행사에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드린다. 광주의 대표 산책로에서 만나는 시화전이 계절의 정서와 문화예술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자리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