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는 달라져야 한다
김용훈(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20대 국회의원들의 시작점으로 돌아가 본다. 시작은 새로운 정치,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며 호기롭게 시작했다. 그러나 결승점에서 그들의 모습은 무엇이 달라졌는가. 역대 국회의원 중 가장 일을 못한 국회의원으로 낙인찍혔고 호기롭게 큰 소리 치는 그 버릇 그대로 민생 안정에 필요한 법안들은 나 몰라라 하며 막말과 보이콧일변도로 막바지 길을 달리고 있다. 크고 작은 사건사고에서 제일 먼저 일선에 가서 어려움을 살피고 도움의 손길을 펴 본적이 있는가. 안건이 올라오면 폄훼하고 보이콧하고 한 번도 심도 높은 논의의 모습을 보이질 못했다. 제각기 다른 시각을 그대로 노출할뿐 끝내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21대 국회의원들은 이러한 바통을 이어받지 말아야 한다. 발목 잡는 정치가 아닌 서로 밀어주는 정치가 필요하다. 날것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성숙의 옷을 입고 국민들의 신뢰를 되돌려 와야 한다. 스스로 질서를 찾고자 세운 법안을 파괴하면서 강행한 선거법의 선례를 반면교사 삼아 서로 다름은 인정하되 공동의 목적을 위해 협치의 모습을 찾아내야 한다. 지난 국회의원선거 투표결과 국민들은 목소리 컸던 보수의 손을 놓았다. 압도적으로 높은 표 차이를 보이며 승전고를 울린 여당은 무적의 자리를 확보했다. 표류 중이던 국회의 안건들이 일말의 제지도 없이 일방통과의 속도전을 벌일까 우려된다. 국민들이 여당에 힘을 실어 준 것은 적극적 행동을 원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독주의 행동은 아니다. 무조건적인 야당 배제가 아닌 포용의 힘을 만들어 주려고 한 것이다.

야당은 수적인 열세를 목소리를 키워서 강경한 투쟁으로 나서지 말아야 한다. 여당의 견제를 위해 효율적인 것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미 장외투쟁으로 또 몸싸움으로 국민의 판결을 받았던 경험을 잊지 말자. 여야의 의석수는 월등한 차이를 보이지만 득표율을 보면 8.4% 차이일 뿐이다.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으로 논리 정연한 토론을 펼치고 정공법으로 여당을 견제하는 것이 야당이 갈 길이다. 앞서 우리가 해왔던 방법은 이제 그 끝을 보았다. 더 이상은 같은 방법이 통하지 않을 것이고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 지역주의에서 벗어나고 옭아맨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 끝까지 국민들이 그들의 능력을 털어내지 못한 것은 그러한 희망을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41%가 넘는 국민들의 속내이다. 막말의 큰소리 정치인이 아닌 협치와 가치를 만드는 정치인의 본질을 찾아 그늘진 우리나라의 경제와 외교, 국방 등 고른 발전을 위해 힘을 써 주어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전 세계의 경제가 폭격을 맞았다.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에 수출의존국인 우리나라 경제는 재난 시국이다. 경제가 흔들리면 시리즈로 논란이 되는 외환과 국가채무 위기가 들썩이며 불안한 심리가 퍼진다. 나라가 불안하면 기업들이 불안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린다. 특히나 이번 코로나재난으로 전국민의 재난지원금으로 논란이 많다. 예상외로 오래 지속되는 변고에 이로 인한 경기침체의 파장의 기약이 없다. 따라서 이제 시작의 입구에서 나라가 빚을 늘리는 일에 열중할 것이 아니라 난국을 헤쳐갈 묘수를 짜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3선, 4선 역대 국회를 경험한 그들이 먼저 본이 되어 혼란의 여지를 둘 요소들을 제거하자. 국회가 끊임없이 일하는 국회가 되도록 국회의원들이 일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품위 있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 생태를 잘 아는 내부에서 먼저 자정활동을 하고 일하는 국회로 만들어 가야 한다.

얼떨결에 꼼수의 결정판으로 치러진 선거가 두 번 다시 번복되지 않도록 개정해야 하고 국회의원들의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대통령제에서 치우치기 쉬운 힘의 기울기를 견제하기 위해 역량 높은 의원들의 활약은 필수적이다. 흔히 새로운 출발에 혁신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어설픈 바꿈이 혁신이 아니다. 혁신은 기존의 것들을 뜯어내고 완전히 새롭게 하는 것이다. 작금의 난국을 헤쳐가기 위해 우리가 필요한 것이 바로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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