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즙풍부·직화 풍미 가득…광주의 ‘맛’에 빠지다

광산구 송정동 동성떡갈비
맛 고장 광주 대표 전통음식
떡갈비·뼛국은 최고 궁합
싱싱한 재료와 양념이 비결
 

동성떡갈비의 대표메뉴인 떡갈비와 돼지뼈국물.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동의 떡갈비는 광주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불향이 어울어진 달짝지근한 맛으로 지난해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입맛을 단 한번에 사로잡기도 했다.

이곳 떡갈비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곱게 다져 각종 과일과 양파 등을 넣고 만든 천연양념을 발라 불에 직화로 구워 내는 게 특징이다. 송정동 떡갈비 골목에는 수많은 가게가 있는데 그중에 꼽으라면 단연 수십 년 째 대를 이어온 ‘동성떡갈비’를 떠올린다.

◇40여 년의 역사의 동성 떡갈비

송정 떡갈비 골목은 1976년부터 시작돼 40여 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떡갈비 골목이 있는 송정시장은 나주·함평·영광 등 농축산물이 풍부한 전남 서부지역에서 광주에 이르는 길목이다. 그렇다보니 일제강점기 때부터 우시장이 자연스레 형성됐다.

이는 떡갈비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인 ‘좋은 고기’ 수급을 충족시켰다. 1960년대 들어 소고기 유통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시장 안 밥집에서 갈빗살을 다져 갖은양념을 넣고 네모 모양으로 만든 음식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향토 요리인 떡갈비로 발전했다. 송정 떡갈비 골목에는 수십 개의 떡갈비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그중에서도 동성떡갈비는 떡갈비 골목이 생겨나고 얼마 후인 1978년부터 대를 이어 온 집이다.

이 집 떡갈비는 질 좋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곱게 다져 각종 과일과 양파 등을 넣고 만든 천연양념을 발라 불에 직화로 굽는다. 떡갈비의 식감을 위해서는 매일 아침 칼로 고기를 다지는 수고로움이 따르지만 덕분에 고기는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하다.
 

떡갈비를 주문하면 나오는 뼈국물을 고우고 있는 모습.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떡갈비·뼛국은 최고의 궁합

떡갈비를 주문하면 뼈 국물이 먼저 나온다. 돼지 뼈로 만든 맑은 탕으로 소고기뭇국과 비슷한 맛을 내는데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국물이 배어 있는 뼈를 쭉쭉 빨아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불에 직화로 지글지글 구워낸 떡갈비는 입맛을 자극한다. 깻잎에 쌈무를 올리고 이 집만의 비법이 들어간 새콤달콤한 샐러드와 떡갈비 한 쌈을 싸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떡갈비를 먹고 있으면 후식으로 시킨 육회비빔밥도 함께 나온다. 다른 곳과 달리 밥이 볶아 나와 고소하고 감칠맛이 한층 더 깊다. 고명으로는 싱싱한 육회와 각종 채소가 올라간다. 양도 푸짐해 배부른 한끼를 먹을 수 있다.
 

전라도 떡갈비의 양대 산맥인 송정 떡갈비는 1950년대 ‘최처자 할머니’로부터 시작됐다고 알려진다. 당시 송정장에서 식당을 하던 최처자 할머니가 이가 튼튼하지 않은 시댁 어르신용으로 떡갈비를 개발한 것이다. 송정 떡갈비는 본래 소고기를 다진 뒤 갖은 양념과 섞어서 연탄불에 구워내는데 지금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반반 섞거나 소고기 ·돼지고기만 들어간 떡갈비를 따로 판매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이 집의 경우 돼지로 만든 전통 떡갈비와 한우 떡갈비를 판매하는데 전통 떡갈비는 연한 갈빗살을 곱게 다져 한약재와 양념을 했다. 한우 떡갈비는 연한 갈비와 등심부위를 잘게 다져 소고기의 부드러운 맛을 극대화했다.

이곳을 운영하는 천미란(56·여)·박현진(34) 모자는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항상 싱싱하고 질 좋은 재료를 쓰려고 노력한다”며 “특히 손님들이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거나, 수십 년 된 단골들이 결혼해서 자녀와 함께 밥을 먹으러 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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