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반송되는 LG화학 원료…저장용량 한계 임박
스티렌모노머 1만3천t 반송 예정
반입량과 탱크 저장용량 맞먹어
LG화학 “탱크 비우고 반입할 것”
 

LG화학 여수공장. /남도일보 DB

<속보> LG화학 인도 공장에서 발생한 가스 누출사고의 원인 물질로 지목된 스티렌모노머(SM) 1만3천t을 여수로 들여오는 것과 관련해 여수공장 저장탱크의 용량이 이미 한계에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G화학의 처리 방법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해당 물질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난해 그룹2A에 속한 발암물질로 분류한 바 있어 지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LG화학은 인도 LG폴리머스 공장에서 발생한 가스 누출사고의 원인 물질인 스티렌 1만3천t을 여수공장으로 이송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인도 주 정부가 가스 누출사고와 관련해 스티렌 전량을 한국으로 모두 옮기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에 들여오는 스티렌은 먼저 8천t이 인도에서 한국행 선박에 선적된 상태다. 오는 26일께 여수항터미널에 입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사고가 발생한 인도 현지 탱크에 보관된 제품 1천800t은 일괄 폐기 처분했다. 나머지 재고 1만3천t을 한국으로 들여온다.

여수로 이송되는 이 물질은 액상 상태로, 여수국가산단 LG화학 SM공장으로 옮겨진다. LG화학 여수공장은 스티렌을 연간 17만t을 수입해 원료로 사용하는데 인도에서 들여온 스티렌은 수입물량으로 대체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여수로 입항하는 선박은 관로를 통해 스티렌을 이송해 저장탱크에 보관하게 된다.

그러나 전남도는 이 물질을 보관할 LG화학 여수 SM공장의 저장 탱크 용량이 한계에 거의 임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감염 사태로 인해 석유화학제품이 팔리지 않아 저장시설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수 SM공장에는 탱크가 모두 5기 있다. 이 탱크의 보관 용량은 모두 1만6천t에 달한다. 인도에서 들여오는 용량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LG화학은 한국으로 들여오기 전에 스티로폼, ABS(플라스틱), SBR(합성고무) 등을 제조하는 업체를 상대로 스티렌 판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중국과 대만의 업체와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탱크 용량 부족과 관련해서도 LG화학은 우선 2기의 탱크를 우선 비운다는 계획이다. 현재 보관된 스티렌을 ABS로 만들어 놓고 재고로 쌓아놓겠다는 방침이다.

LG화학 여수공장 관계자는 “일각에서 많은 염려를 하고 있는데 수입·수출 과정에서도 관로로 이송해 오고 있기 때문에 큰 위험성은 없다”며 “철저한 안전관리로 우려를 씻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상호 전남도 환경관리과장은 “여수에 반입되는 스티렌은 유해물질이기 때문에 먼저 LG화학으로부터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계획서를 받은 후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LG화학의 이번 방침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현재순 ‘일과 건강’ 기획국장은 “지난해 대산석유화학공단 한화토탈과 울산 염포부두에서 SM에 의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탱크 저장 용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해물질을 반입한다는 것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LG화학은 철저한 안전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스티렌모노머는 소량만 유출돼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엄격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9월 울산 염포부두에서 스티렌을 실은 선박이 폭발해 선원 3명, 하역노동자 8명과 사고수습에 나섰던 해경 5명, 소방관 2명이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마셔 치료를 받았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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