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병풍도 예수 12제자 조각상 ‘눈길’
순례자들 지나는 선착장
맨드라미 공원 등에 설치
‘지붕없는 미술관’ 탈바꿈
 

전남 신안군은 최근 예수 12제자 천사조각상을 순례자들이 지나는 선착장과 병풍도가 한눈에 보이는 맨드라미 공원, 작은 예배당으로 향하는 노두길 입구 등에 설치해 병풍도를 지붕없는 미술관으로 만들었다. /신안군 제공

전남 신안군의 작은 섬 병풍도에 예수의 12제자 천사조각상이 설치됐다.

신안군은 최근 예수 12제자 천사조각상을 순례자들이 지나는 선착장과 병풍도가 한눈에 보이는 맨드라미 공원, 작은 예배당으로 향하는 노두길 입구 등에 설치해 병풍도를 지붕없는 미술관으로 만들었다.

세계적인 성상(聖像) 조각가인 최바오로 작가가 조각한 12제자 천사조각상이 병풍도와 신안을 방문하는 이들의 수호천사가 되고 있다고 군은 전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이면서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순수한 섬’ 병풍도는 깎아 지른 듯한 기암절벽 등 자연의 신비함이 숨겨져 있고, 청정한 푸른 바다가 펼쳐진 아름다운 섬이다.

병풍도에서 노두길(바다에 돌멩이를 놓아 걸어가는 길)로 연결된 기점·소악도는 2017년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됐다.

한국 기독교 역사상 최초의 여성순교자인 문준경 전도사의 발자취를 따라 세계 어디에도 없는 ‘작은 예배당’ 12개를 설치했다.

12개의 예배당 중 첫 번째인 베드로의 집은 그리스 산토리니의 하얀 건물과 파란 지붕을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안드레아의 집은 고향이 경주 바닷가 출신인 작가가 섬에서 작품을 제작하는 동안 마을에서 받은 인상과 생각들을 담은 작품이다.

야고보의 집은 북촌마을을 지나 산 자락으로 가는 호숫가에 있다. 요한의 집은 마을 어르신이 기부하신 땅에 박영균 작가가 지었다.

필립의 집은 전통적인 프랑스 남부의 건축양식. 작가는 프랑스 남부, 툴루즈 마을의 예술촌장이다. 바르톨로메오의 집은 물이 찰랑찰랑한 호수 위에 피어난 한 송이 꽃을 연출했다.

토마스의 집은 섬의 지형이 잘 드러나 있는 완만한 풀밭 언덕에 자리한 ‘인연의 집’은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마태오의 집은 노두길의 갯벌 위에 세워진 작품이다.

작은 야고보의 집은 소악도 가는 노두길을 건너기 전 둑방길을 따라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오두막을 닮은 건축미술 작품이다. 유다 타대오의 집은 진섬 입구에 있던 쓰레기장이 작품 전시장으로 작은 공원으로 바뀐 곳이다.

시몬의 집은 문이 없고 앞뒤가 시원하게 열려있는 공간이다. 가롯 유다의 집은 대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으로 이르는 12㎞의 순례길, 종점인 딴섬에 외롭고 당당하게 자리한 작품이다.

이러한 12개의 예배당을 연결한 12제자 순례길은 마치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같다 해 ‘섬티아고’라고 불린다.

기독교인의 성지순례뿐 아니라 삶에 지친 이들의 쉼터와 치유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17일 “신안군은 기독교뿐만 아니라 불교, 천주교, 원불교 성지가 모두 있는 특별한 곳이며 이러한 자원을 활용해 문화와 예술이 있는 천사(1004)섬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신안/박장균 기자 jkjh11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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