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섬 품은’ 신안 갯벌 생태계 복원 ‘시급’

지도읍 봉리·어의도 등 일원

수십년간 갯벌 퇴적층 높아져

어민들 생업·생계 위협 받아

선박도 정박 어려워 주민 불편

전남 신안군 지도읍과 무안군 해재면을 잇는 지방도 805호선 연륙사업으로 바다 물길이 막혀 육지보다 높아진 갯벌 모습. 신안/박장균 기자 jkjh112@namdonews.com
전국 최대 면적의 습지보호지역을 보유한 전남 신안군 갯벌의 생태환경이 악화하면서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안 지도읍 북쪽 바닷가에 수십년간 바닷물 흐름 변화로 갯벌 퇴적층이 높아지면서 어민들이 늪에 빠지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가 하면, 해가 갈수록 갯밭에 접근도 어려워지면서 생업·생계까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썰물인 간조 땐 조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어선이 정박하기 어려워 선착장과 부잔교는 물길이 있는 곳까지 매년 길어지고 있다.

참도와 어의도를 오가는 철부선(127t 승선정원 50명)도 저수심땐 수심이 0.8~0.9m까지 밖에 나오지 않아 배 시간을 수시로 변경하고 가끔 썰물에 배가 갯벌에 걸려 수 시간이 흐른 후 운항을 재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륙사업 추진…생태환경 변화

신안 지도읍 봉리, 어의도, 선도어촌계 바닷가에 물 흐름이 바뀐 건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5년 국도 24호선(295m)과 지방도 805호선(269m) 해수 물막이 제방시설 설치사업이 추진됐다. 신안 지도읍과 무안 해제면을 잇는 연륙사업이다.

이 사업은 농지조성을 목적으로 제방 설치 및 갯벌 매립을 통해 2천37㏊(지도읍 820㏊·해제면 1천217㏊)를 확보해 현재는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다.

농지 확보에 따른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갯벌지역을 담수호(현재 산길호)로 개발 활용해 왔으나 한국농어촌공사 영산강사업단이 지난해 12월 영산강 4지구 농업종합개발사업에 따라 도수로를 통한 농업용수 확보가 가능해짐에 따라 현재 농업용수공급 역할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어촌공사 영산강사업단은 영산강 4지구 4-2공구(해제면 상길리~지도읍 점암) 구간을 측량 중에 있으며 저류시설과 토지매입을 통해 용역 발주할 계획이다.

1998년 농림부는 더 이상의 농업용 대규모 간척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고, 1999년 습지보전법이 제정되면서 갯벌 보전을 위한 기본적인 정책과 제도가 국가적 차원에서 마련됐다.

이를 반증하듯 1983년 지도읍 읍내와 송도마을에 소규모 연륙교가 만들어지면서 해수의 흐름이 크게 바뀌면서 갯벌의 변화와 함께 미립자의 갯벌 퇴적층이 매년 갈수록 상승해 늪으로 변해 소형 선박마저 운항할 수 없어 뱃길을 잃어 가고 물길이 막혀 밀물과 썰물이 한곳으로 들어왔다 한곳으로 나가다 보니 자연정화 기능이 상실돼 악취가 나고 인근에선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갯벌 생태계 복원인 역간척사업이 추진되면서 기존의 연륙교를 철거하고 2014년 지도읍과 송도마을 교량(45m)이 완공돼 물길이 다시 열렸다. 신안/박장균 기자 jkjh112@namdonews.com
◇갯벌 생태계 복원 ‘분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태계 복원인 역간척사업이 추진되면서 기존의 연륙교를 철거하고 2014년 지도읍과 송도마을 교량(45m)이 완공돼 물길이 복원되면서 이후 악취는 사라지고 개웅(갯벌의 고랑) 이 깊어지고 뱃길이 복원되었을 뿐만이 아니라 인근에서 잡히지 않았던 고기가 잡히기 시작했다.

최근 신안군과 해양환경공단은 암태면 추포도 일대의 갯벌 생태계 복원을 위한 위수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추포도 갯벌은 기존 콘크리트 노둣길이 해수 흐름을 차단해 갯벌 퇴적량이 증가하고 해수의 흐름이 적채되면서 점진적으로 갯벌에서 악취가 발생하고 있어 공단은 원활한 해수유통을 통해 퇴적 현상을 개선하고 생물다양성을 회복하는 등 갯벌생태계를 복원할 예정이다.

신안군과 해양환경공단은 올해 암태 추포도 갯벌생태계 복원사업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5개년에 걸쳐 과학적 모니터링 결과를 반영한 실시계획을 수립하고, 복원사업 시행 등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해양갯벌생태환경의 가치 부상과 오랜 기간 물막이로 인한 생태환경 변화와 오염물질의 해소를 위해 갯벌 생태환경 복원 및 복구 필요성, 즉 역간척 사업이 제기되고 있다.

2008년 갯벌복원 중장기 계획 연구에 제시된 17개 갯벌복원 우선대상지 중 3개 지역의 시범사업(순천, 서천, 고창)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6곳의 갯벌복원사업이 완료 또는 진행중에 있다. 해양수산부는 갯벌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갯벌 어업 활성화 및 갯벌 생태관광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갯벌복원을 통한 자원화 종합계획’을 2015년에 수립했다.

또한 해수부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갯벌생태계 복원사업 추진을 위해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6조에 의거해 갯벌생태계 복원사업 지침 해양수산부 훈령 제357호를 2016년 제정했다.

◇“청정 갯벌, 후대에 물려줘야”

그동안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살아 숨쉬는 유한한 갯벌을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해서는 갯벌의 온전성과 먹이사슬의 건강성 회복 등 에너지흐름이 원활해야 하며, 1차 생산으로부터 최종소비자까지의 활발한 에너지 전달, 호기성박테리아에 의한 유기물 분해는 생태계 에너지 순환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 순환과정을 통해 갯벌에는 다양한 종들이 살 수 있고 높은 종 다양성을 유지하게 된다.

펄 갯벌과 모래 갯벌에는 저서규조류가, 암반 서식지에는 저서규조류와 해조류가 먹이사슬의 출발점이다. 1차 생산자는 칠게, 농게, 갯지렁이류, 조개류, 고둥류와 같은 퇴적물식성, 여과섭식성, 초식성 동물들에게 직접 이용된다. 그리고 이들을 먹이로 하는 최상위 포식자로서 낙지와 물새, 불가사리가 존재한다. 이들이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 속에서 역동적인 갯벌 생태계가 유지된다.

이와 관련 신안군 관계자는 “기존의 갯벌습지 43㎢를 2018년 1천100㎢의 갯벌습지보호구역으로 대폭 확대해 동양 최대의 갯벌임을 전 국민에게 알리겠다”며 “앞으로 닥칠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2019년 5개년 관리기본계획 수립, 보호ㆍ관리사업, 모니터링 체계구축과 과거 훼손된 갯벌지역에 대한 복원사업, 습지보호지역 보전을 통한 지속가능하고 현명한 지역발전, 그리고 대중인식 증진을 위한 CEPA 프로그램 시행 등 앞으로 신안갯벌에 대한 통합관리를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신안/박장균 기자 jkjh112@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