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맛집>광주정신 담은 주먹밥집 ‘밥콘서트’

주먹밥·상추튀김 등 518 세트 ‘인기’

광주 대표 음식 활용…가성비 좋아

종류만 수십가지 고르는 재미 쏠쏠

광주 동구 금남로의 밥콘서트.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광주에서 주먹밥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1980년 5월 지역 대표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상인과 동네 주민들이 당시 계엄군에 맞선 시민군들에게 나눠준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주에서는 주먹밥이 나눔과 연대를 상징하는 음식으로 통한다. 이런 역사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광주 주먹밥’으로 도전장을 낸 곳이 있다. 바로 주먹밥 전문점 밥콘서트다.

◇40년 전 시작된 주먹밥의 기원

광주주먹밥의 기원은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에 맞선 시민군들에게 시장 아주머니들이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주면서 시작됐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이 매년 5월 행사장의 ‘주먹밥’으로 이어져 왔다. ‘원조 주먹밥’은 소금간을 한 주먹형태의 흰 쌀밥이지만, 참기름과 참깨, 김가루 등이 더해지면서 ‘진화’해 왔다. 광주시는 이런 의미가 깃든 주먹밥을 지역 대표 음식으로 만들기 위해 메뉴개발과 판매점 확대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에는 10월 공모를 통해 밥 콘서트를 주먹밥 전문 식당으로 선정하고 지난 1월 문을 열었다.

앞서 시는 지난해 5월 광주대표음식 페스티벌과 100인 토론회를 하고 주먹밥, 상추튀김, 무등산보리밥, 송정리떡갈비, 오리탕, 육전, 계절한정식 등 7개 종목을 대표 음식으로 선정했다. 같은 해 6~7월 전문가가 참여, 11종의 레시피를 개발했다. 힘난다찰주먹밥, 힘난다주먹밥, 묵은지불고기주먹밥, 깍두기볶음주먹밥, 떡갈비주먹밥, 매콤낙지주먹밥, 매웁닭주먹밥, 나물비빔주먹밥, 멸치주먹밥, 햄꽃주먹밥, 계란주먹밥 등이다.

밥콘서트의 대표 메뉴인 518세트.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제1호 주먹밥 전문점인 ‘밥콘서트’

동구 금남로 ‘밥콘서트’에서는 우리 지역의 쌀과 묵은지, 재철 식자재를 활용해 10여 가지의 주먹밥과 ‘518주먹밥세트’ 등을 판매하고 있다. 518세트에는 광주의 대표 음식인 상추튀김과 주먹밥, 시원한 멸치국수, 떡볶이와 밑반찬 등이 푸짐하게 구성 돼 가성비가 좋다. 날씨나 재료 수급에 따라 나오는 주먹밥이 달라 음식을 받기 전 어떤 메뉴가 나올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기도 한다. 식당 안에선 5·18 주먹밥의 연원을 알려주는 벽화만화도 있어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곳 주먹밥은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만들기 시작한다. 5·18 주먹밥의 같은 경우 밥에 소금과 참기름 등 밑간이 들어가다 보니 일반 주먹밥보다는 밥이 찰기가 있다. 종류는 무등산나물 주먹밥과 달걀로 눈사람을 꾸며낸 낙지볶음주먹밥, 아이들의 입맛을 고려한 돈가스주먹밥 등 16종이나 된다. 이들 중 단연 인기가 좋은 메뉴는 김치 대패 주먹밥이다. 쌀밥에 매콤 새콤한 묵은지와 대패삼겹살을 넣고 파 기름에 한 번 더 구워 겉은 누룽지처럼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맛이 일품이다.

지난 1월 가게 문을 열자 마자 코로나19가 확산돼 아직까지 주문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최근 5·18 행사 등에서 단체 주먹밥 주문이 들어오면서 활기를 찾아가고 있는 편이다. 50대 이상 어르신들이 이따금 찾아와 소주 잔을 기울이기도 하지만, 주로 찾은 이들은 인근 사무실의 30, 40대 직장인들이다. 얼마 전부터는 배달의 민족에서 배달 서비스도 시작되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곳을 운영하는 권영덕(31)씨는 “광주주먹밥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미향 광주의 맛과 멋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남녀노소가 누구나 부담없이 왔다 갈 수 있는 식당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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