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빛을 모아 색으로 응결시키다
광주 청년작가 정정하씨
제주문화예술재단 초청전시
7월 3일까지 ‘예술공간 이아’

정정하 작 ‘A.R.23,A.R.24,A.R.1117’

광주의 신진작가 정정하씨가 제주문화예술재단 소속 ‘예술공간 이아’의 공모를 통과해 이아의 올해 첫 초청전시를 개최중이다. 지난 19일 개막한 전시는 7월 3일까지 예술공간 이아 지하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정정하 작가는 조선대 미대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올해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신진작가이다. ‘빛을 모으는 또 다른 방법’이라는 전시 주제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압축한 문구이다. 작가의 심상과 작가가 만나는 사람들의 심상은 빛이라는 에너지로 모아진다. 작가는 모아진 에너지, 즉 작가가 빚어낸 빛을 작가만의 칼라로 술병이나 실험관 속에 보관한다.

모든 술병 혹은 향수병 속에 액화된 빛으로 표현된 작품에는 글자와 숫자가 덧붙여져 있다. 이는 작가가 일하는 페인트 매장에서 고객이 고른 페인트 컬러의 고유 이름과 그 고객만의 독특한 에너지를 기억하기 위한 작가만의 표식이다. 작품 제목에도 A.R.이 붙어있다. 이는 흡수(absorb)와 반사(reflex)의 약자이다. 이러한 작품 제목은 빛을 채집하고 모은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작가의 작업 의도와 철학이 담긴 용어이다.
 

정정하 작가.

김승환 조선대 미술관장은 “인생의 빛을 채집하여 색으로 응결하고자 하는 정정하 작가의 작업은 매체의 특별함에 감동하고, 또 그 신선한 아이디어에 감동하게 된다”며 “특히 에폭시 레진이 만들어내는 빛의 영롱함과 아련함은 마크 로스코의 색면추상만큼이나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로스코의 색면이 명상을 통해 비극적 숭고의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한다면, 정정하 작가의 응집된 색은 꿈과 희망이라는 긍정적 에너지를 뿜어낸다”고 평한다.

제주 예술공간 이아는 옛 제주대학교 병원을 리모델링하여 만들어졌다. 전시장과, 연습공간, 회의공간, 창작스튜디오 운영과 생활예술아카데미 및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예술가와 지역주민이 예술로 소통하는 공간을 지향하는 복합예술공간이다. 지하1층에 위치한 2개의 전시장을 활용하여 동시대 예술의 경향을 보여주는 동시에 제주 작가들의 작품발표 기회를 확대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전시를 기획한다. 올해 공모를 거쳐 3명의 작가를 선정, 총3회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정정하 작가는 유일한 외지작가이자 첫 번째 초대작가로 선정됐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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