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 사는 우리 이야기 찾습니다”
‘ACC 창작공연 이야기’ 공모
6월 31일까지 온라인 신청 접수
선발시 정례 공연물로 창·제작
2018 선정작 ‘시간을 칠하는 사람’
27~31일 문화전당 예술극장 공연
이동형 객석·조명·스토리 ‘눈길’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ACC 극장1에서 공연되는 ‘시간을 칠하는 사람’한 장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5·18광주민주화운동의 기억을 품은 ‘전남도청’. 그곳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주변을 서성이는 한 노인이 있다. 노인의 이름은 ‘김영식’, 한평생 도청의 외관을 책임져 온 ‘칠장이’다. 노인에겐 단 하나의 기억만이 남아 있다. “아들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그가 매일 도청을 헤매는 이유다.

어느 날, 도청의 일부를 부수는 공사가 진행된다. 노인은 아들의 흔적이 남아 있을 지도 모를 도청이 부서지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온몸으로 지켜보지만 이미 쇠약해진 그에겐 역부족이다. 노인은 이내 쓰러지며 정신을 잃고, 기억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ACC 극장1에서 공연되는 ‘시간을 칠하는 사람’한 장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2005년·1980년·1950년…’ 노인의 오랜 시간 속에는 도청 외벽에 흰 칠을 했던 칠장이인 자신이 있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다. 아픈 상처로 인해 스스로도 지워버린 기억들. 그저 시멘트 벽돌이라 여겼던 도청에는 ‘그날의 상흔’이 오롯이 서려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공연 연극 ‘시간을 칠하는 사람’의 한 장면이다. 연극은 전남도청 벽을 하얗게 칠하던 노인 김영식의 기억을 바탕으로, 흰 칠로 지워야만 하는 아버지와 형형색색으로 그려야만 했던 아들의 시간을 통해 비극적인 현대 역사 속 평범한 개인의 삶을 투영한다.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ACC 극장1에서 공연되는 ‘시간을 칠하는 사람’한 장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시간을 칠하는 사람은 지난 2018년 진행된 ‘제1회 ACC 창작공연 이야기 공모전’의 선정 작품 ‘시간을 짓는 건축가’(송재영 作)를 모티브로 탄생됐다.

‘ACC 창작공연 이야기 공모전’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아시아문화원(ACI)이 문화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 원동력인 글과 이야기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연을 창·제작해 대중에게 문화예술의 감동을 전하고자 마련한 사업이다. 올해에는 오는 31일까지 ‘아시아에 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주제로 제 2회 공모를 진행한다.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ACC 극장1에서 공연되는 ‘시간을 칠하는 사람’한 장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공모 주제는 현재 아시아에 살고 있는 시민인 우리의 일화다. 또,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역사·사회·문화·경제·정치·기술·윤리·환경·전쟁·평화·인권 등 아시아 문화와 관련 있는 이야기라면 모두 가능하다.

접수 작품은 서류 심사(구성 우수성·공연 제작 가능성) 등을 거쳐 내달 중순경 ACC홈페이지를 통해 결과 발표된다. 최종 16명이 선정된다. 선정된 작품은 대상 300만원 등 총 상금 900만원이 각 지급된다. 더불어 ACC 정례 공연물 창·제작 기회도 갖는다. 전문 예술가들의 기획·창작을 거쳐 오는 11월 선보임공연(쇼케이스)에 이어 내년에 본 공연 형태로 예술극장 극장1 무대에 오르게 된다.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 ‘제 2회 ACC 창작공연 이야기 공모’ 포스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공모는 국적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달 31일까지 ACC 홈페이지의 ‘ACC소식란’(제2회 ACC 창작공연 이야기 공모전 : 아시아에 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게시글 접수창에 1천 자 이내로 이야기를 작성하면 된다(중복 지원 가능).

자세한 내용은 ACC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ACC 극장1에서 공연되는 ‘시간을 칠하는 사람’ 포스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한편, 연극 ‘시간을 칠하는 사람’은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ACC 극장1에서 6차례 선보인다. 연극은 2018년 선보임공연과 지난해 시범공연을 거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극장 공간을 단순한 배경을 넘어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했다. 관객은 특수 제작된 이동형 객석에 앉아서 작품의 흐름과 배우의 움직임, 이야기를 따라 극장 안을 여행하듯 이동하면서 관람할 수 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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