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청산도에 하트 개매기 체험장 ‘눈길’
도락포구에 365개 말목 박아 설치
250년 前 애절한 사랑 얘기 담아
하루 2번 썰물 때 서서히 나타나
맨손 물고기잡기 프로그램 운영
 

전남 완도군은 청산도 도락포구에 365개의 말목을 박아 하트 모양의 개매기 체험장을 설치했다. /완도군 제공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 250년 전 남녀의 애절한 사랑 얘기를 담은 하트 모양의 개매기 체험장이 설치돼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27일 완도군에 따르면 개매기란 물 빠짐이 뚜렷한 바닷가에 돌담을 쌓아 썰물 때 물고기를 가두어 잡거나 말목을 박아 만조 시간에 그물을 올려 물이 빠지면 물고기를 잡는 전통 어업 방식이다.

청산도 하트 개매기 체험장은 슬로길이 시작되는 도락포구에 설치돼 있다.

가로 50m, 세로 50m로 1년을 상징하는 365개의 말목을 박아 설치했다.

하트 개매기는 250년 전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 얘기가 담겼다.

조선조 영조 46년(1770년) 제주 사람 장한철이 쓴 ‘해양 문학의 백미’라고 일컫는 표해록(漂海錄)에 기록됐다.

기록에 따르면 장한철은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제주도 사람 29명과 뭍으로 향하던 중 풍랑을 만나 조난을 당했다.

이후 류큐열도 호산도와 완도 소안도를 표류하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청산도에 이르렀다.

생존자 8명은 청산도 주민들의 극진한 간호를 받으며 섬에 머무르게 되고 장한철이 운명처럼 만난 여인은 바로 의식을 잃고 있을 때 꿈속에 나타나 물을 건네준 청산도 무녀 조씨의 딸(20세)이었다.

그렇게 사랑하게 된 두 남녀는 장한철이 제주도로 떠나면서 영영 이별했다고 한다.

하트 개매기는 제주도로 떠난 장한철이 그리워 바닷가에 나가 하염없이 눈물을 훔쳤을 한 여인의 절절한 사랑이 250년 뒤에라도 이루어지길 바라는 의미가 담겼다.

말목 위에는 낮엔 햇빛이, 달밤엔 달빛이 반사될 수 있도록 반사판을 부착해 시각적인 효과를 더하고 있다.

하트 개매기는 물이 빠지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하루 두 차례 볼 수 있다.

이송현 완도군 관광과장은 “슬로걷기축제 기간이나 각종 행사 기간에 맞춰 하트 개매기 체험장에서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하트 개매기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면 서편제 길의 봄의 왈츠 세트장에서 내려다보면 하트 형태가 가장 선명하고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중·서부취재본부/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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