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도 모른다’는 청산도 다랭이논 몇 개?

완도군, 숫자 맞히기 이벤트

두 달 만에 첫 번째 정답자 나와

코로나로 슬로걷기축제 취소 불구

관광객에 ‘소소한 즐거움’ 선사

전남 완도군은 4월부터 청산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청산도 다랭이논 배미 수 맞히기’ 이벤트에 들어갔다. 사진은 다랭이논 가을 풍경./완도군 제공
‘전남 완도 청산도 다랭이논은 몇 배미(구획진 논을 세는 단위)나 될까.’

귀신도 모른다는 청산도 다랭이논 배미 숫자 맞히기에 첫 번째로 정답을 맞힌 참여자가 나왔다.

완도군은 4월부터 청산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청산도 다랭이논 배미 수 맞히기’ 이벤트에 들어갔다.

다랭이논은 산비탈에 계단식으로 조성한 좁고 작은 논을 말하며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섬사람들이 적절히 변형시켜 만들어낸 산물이다.

청산도의 다랭이논은 배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다.

여름에는 푸른 융단, 가을에는 노란 융단이 주름져 흘러내리는 듯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청산도 다랭이논 배미 수 맞히기 이벤트는 읍리에 위치한 다랭이 논의 지적도를 보고 그 배미 수를 추측해 응모지에 적어 정답 수에 근접하게(오차범위 ±5) 맞힌 사람에게 특산품을 선물한다.

배미 수는 군청 담당자 외에는 누구도 모른다.

이벤트는 서편제길 봄의 왈츠 세트장에 설치돼 있으며 1일 현재까지 100명 이상이 참여했다.

행사 시작 두 달 만에 첫 번째 정답자가 나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처음으로 정답을 맞힌 관광객 김모씨는 “인천에서 부모님, 아이들과 함께 청산도를 방문해 가족 5명이 이벤트에 도전했다”면서 “‘정답을 맞혔다’며 완도군청에서 기념품을 보내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유채꽃이 만발할 때 청산도를 방문하고 싶었으나 관광객 입도 금지로 5월에 방문했다”며 “청보리밭과 범바위 등 볼거리는 물론이고 이런 소소한 이벤트로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고 흐뭇해했다.

이송현 완도군 관광과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청산도 슬로걷기축제가 취소됐지만 청산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면서 “정답을 못 맞히더라도 소정의 기념품을 준다”며 많은 참여를 요청했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4월 개최 예정이던 ‘완도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가 전격 취소됐다.

이 축제는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선정을 기념하고 방문객에게 느림의 미학을 선사하고자 2009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에는 8만4천893명이 방문했다. 140억원의 경제 유발 효과를 거뒀다.


중·서부취재본부/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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