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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꼬리표 떼고 주민 곁으로 ‘한발짝~’

부정적 꼬리표 떼고 주민 곁으로 ‘한발짝~’
<전남‘관사’화려한 변신>

한학 연구 공간 변화·예절 교육도 진행

예술가들 활동·시민 문화공간 환골탈태

일부 지역 관사 유지·수익사업 악용‘논란’
 

강진 구관사 사진1
강진군 구관사 전경.
강진군종합관광안내소1
강진군은 기존 관사를 리모델링 해 ‘관광종합안내소’로 새롭게 설립해 운영중이다.  /강진군 제공.

지난 4·15 총선과 함께 치뤄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상익 함평군수는 최근 ‘관사 폐지’를 공식화 하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지역 ‘화합’과 ‘권위주의’ 탈피를 정치철학으로 내세운 이 군수가 ‘관사’ 문제를 첫 선결과제로 들고 나온 것은 그만큼 관사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과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관사의 사전적 의미는 관청에서 관리에게 살도록 지은 집 정도로 풀이가 가능하다. 국내에는 일제강점기인 지난 1900년대 초반 일본이 수탈을 목적으로 한반도 전역에 철도를 건설하고 관리인을 각 지역에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관사’가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사가 일제 잔재란 인식이 심어진 것 역시 이 때문. 여기에 과거 군부 독재 정권 시절부터 ‘밀실행정’, ‘부패정치’에 이용됐다는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관사는 현재까지도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꼬리표가 붙어있는 게 사실이다. 민선시대로 접어든 지난 1995년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관사숙청(?)바람은 결국 이런 과거 행적들에 대한 ‘사죄’와 ‘반성’의 의미인 셈이다. 관사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 일부 지자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성군 유림회관-논어 교실
장성 유림회관에 모인 지역민들이 한학을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다.  /장성군 제공.

◇변신의 바람에 휩싸인 ‘관사’

‘평지풍파(平地風波) ’속에 말 많고 탈 많았던 관사가 최근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으로 재편되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 중 관사를 실질적으로 폐지한 곳은 18곳 정도다. 폐지된 관사를 활용하는 방식은 지자체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크게 ‘관사 건물을 아예 없애고 건물을 신축하거나’, ‘기존 관사건물을 개보수해 사용하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영암군의 경우 늘어나는 대민 행정 서비스 확충 차원에서 2008년 기존 관사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신청사를 지었다. 지상 3층 높이에 연면적 1천856㎡ 규모로 세워진 이 건물에는 현재 100여명 안팎의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군은 1995년 이후 민선 군수들이 관사 사용을 꺼려하면서 10년 이상 빈 건물로 방치돼있던 관사를 밀어내고 지난 2013년께 ‘유림회관’이란 이름의 한학 연구 공간으로 재구축했다. 165㎡ 규모에 1층 건물인 이곳은 예절교육을 비롯한 5~6개 관련 강좌가 매년 개설돼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 문화재 연구 및 보존을 위한 역사 연구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강진군은 사업비 5억 5천만원을 투입, 기존 관사건물을 전면 리모델링해 현재는 강진을 대내외에 알리는 ‘관광종합안내소’로 사용 중이다. 1천㎡ 규모의 안내소 주변으로는 주차장을 비롯해 ‘특산품 전시실’, ‘홍보영상실(30석)’, ‘휴게 공간’ 등을 구비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담양군은 지난 2010년 이후 폐지된 관사를 지역예술가 1명에게 레지던스(숙박용 호텔과 주거용 오피스텔의 합쳐진 개념)로 내주었다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간 정비작업을 거쳐, 지역예술가들의 토론회장 및 주민들의 놀이공간인 ‘인문학 가옥’이란 이름으로 재편해 운영 중이다.

◇변화를 못하거나 아니면 꼼수 부리거나

지난 임기 동안 관사를 이용해오던 이동진 진도군수가 지난달 중순께 개인 사택으로 옮기면서 진도군 관사는 현재 비어있는 상태다. 이를 계기로 진도군은 사실상 관사 폐지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관사사용을 중단하려는 변화의 바람이 지역 전반에 강하게 불어대고 있음에도 여태껏 꿋꿋하게(?) 관사를 유지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관사를 교묘히 수익사업에 이용하려는 지자체들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실제 나주시는 1호 관사인 시장 관사를 허물고 빈 공간은 소공원을 조성하는 한편 부시장 관사였던 2호 관사는 철거 뒤 한옥 게스트 하우스를 활용할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이용객들에게 숙박료를 별도 징수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는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더욱이 이를 짓는데 들어간 예산만 5억 이상이란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에 기름을 얹힌 상태다. 지난 2015년 연면적 249㎡ 규모의 관사를 지하 1층·지상 1층 게스트하우스로 개보수해 지역행사 초청인사 혹은 중앙기관 단체 관계자 등이 무료로 머무를 수 있는 접객 공간으로 활용 중인 영광군과 크게 비교되는 상황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17년 8월께 2억여원을 들여 25평 규모의 관사(아파트)를 새로 구입한 무안군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곱지 않다. 관사를 폐지하려는 지역 분위기와 달리 오히려 수 억원의 예산을 들여 관사를 구매한 것 자체가 군민정서를 무시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관사를 사용 중인 현 군수가 관리비·전기세 등 추가 비용은 개인적으로 납부하고 있다는 것이 무안군 입장이지만 재정 자립도가 10% 남짓밖에 안되는 군 사정을 비춰보면 군민들의 성난민심을 달래기엔 다소 부족한 해명이란 지적이다.

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제시대 잔재이면서 권력의 상징이자 구태정치의 산물이기도 했던 관사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 반갑다”면서도 “아직도 지역 일부 지자체들은 관사를 유지하면서 수억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서부취재본부/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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