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무더위 쉼터 축소, 경로당·복지관도 임시휴관

“경로당도 문닫았는데” 한여름 노인들 어쩌나
코로나19에 무더위 쉼터 축소, 경로당·복지관도 임시휴관
야외그늘막·폭염저감시설 등 지자체, 폭염 대비 대책 고심

10일 오후 동구 산수동 근린공원에서 어르신들이 모여 앉아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점점 더워지는데… 더위 피할 곳이 없어요.”

10일 오후 찾은 광주광역시 동구 산수동 근린공원. 공원에 마련된 팔각정에는 더위를 피해 밖으로 나온 노인들이 그늘을 찾아 삼삼오오 앉아 있었다. 낮 최고기온이 30℃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 속에 어르신들은 마스크를 쓴 채로 더위를 식히기 위해 연신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박모(67·여)씨는 “집에만 있기엔 답답해서 나왔지만 코로나19로 경로당에도 못간다”며 “벌써 이렇게 날씨가 더워지는데 마스크도 써야 하고, 에어컨 바람을 쐴 곳도 없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로당이나 복지관 등에서 편하게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만든 ‘무더위 쉼터’들이 운영을 축소하거나 문을 닫고 있다.

10일 광주시와 5개 자치구에 따르면 무더위 쉼터 1천452개 가운데 운영가능한 곳은 공공기관 등 259곳으로 집단 감염 등이 우려되는 경로당 등 소규모 시설 1천193개가 임시 휴관 중이다.

실제로 한 복지관의 경우 ‘코로나19 확산방지와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무기한 휴관한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시민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또 주변 온도를 낮추기 위해 도심 곳곳에서 사용되던 물안개 분사장치(쿨링포그) 등도 ‘코로나19 전파’ 이유로 사용중지된 상태다.

이처럼 코로나19로 경로당·은행 등 무더위 쉼터 대다수가 문을 열지 못하면서 지자체는 실내 폭염 대책 대신 야외 폭염대책 마련에 나섰다.야외 그늘막을 확충하고, 도로 살수장치 운영과 함께 취약계층 여름나기 방안으로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재난도우미를 활용한 안부전화하기, 현장방문 및 건강한 여름나기 안내, 지원물품 제공 등 폭염 대응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향후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본 뒤 개방 가능한 무더위 쉼터를 운영해 거리두기, 마스크착용 등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할 예정이다.

자치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다중이용시설인 무더위 쉼터 등이 임시 휴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야외 그늘진 장소 등을 활용해 임시쉼터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역 및 철저한 관리를 통해 시민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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