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쫀득·담백…‘떡갈비’

떡갈비 전문점 전남 ‘담양애꽃’

숯불 대신 오븐에 구워 기름기 ‘쫙’

조미료 첨가없이 천연양념만 사용

10여 가지 맛깔난 반찬 입맛 돋워
 

‘담양애꽃’의 대표 메뉴인 반반 (소고기·돼지고기) 떡갈비.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담양 떡갈비는 궁중에서 맛보던 진미 중 하나였다. 소갈비에서 살과 뼈를 분리한 갈빗살을 곱게 다져 만든 떡갈비는 어른과 아이들이 모두 좋아할 만큼 호불호가 없다. 담양에는 수많은 떡갈비 집이 있는데 그중 단연 꼽으라면 ‘담양애꽃’을 떠올린다.

◇떡갈비의 원조 고장 ‘담양’

담양군은 떡갈비의 원조 지방이다. EBS가 출간한 책 ‘천년의 밥상’에는 1419년 조선 외교관으로 일본에 당당하게 맞섰던 노송당 송희경 선생에 의해 담양에 전해졌다고 적혀 있다. 왜구가 해적짓을 일삼자 세종이 대마도를 정벌한 후 1420년 사신으로 파견된 송희경은 일왕 신하들로부터 명나라 연호를 일본의 연호로 바꾸라는 위협을 받고 “내가 죽임을 당하더라도 우리 임금의 글월을 고칠 수 없거니와 어찌 왕명을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라고 거부했던 위인이다. 그후 노송당이 조정을 떠나 담양에 정착해 궁중에서 맛보았던 진미 중 하나를 전하게 된다. 소갈비에서 살과 뼈를 분리해 갈빗살을 다지고 양념장을 발라 둥글게 만든 뒤 다시 뼈에 갈빗살을 붙여 석쇠에 구워내는 궁중 방식을 계승한 게 담양 떡갈비다. 담양 떡갈비는 조선시대 어른들이 먹기 편하도록 만들었다고 하여 ‘효갈비’로도 불렸다.

오늘날 떡갈비 하면 담양을 떠올릴 정도로 유명해진 비결엔 자연환경이 큰 몫을 차지한다. 사시사철 푸른 대나무와 그 사이를 스치는 청량한 바람으로 재워낸 담양 떡갈비는 숙성도를 으뜸으로 쳐준다. 음식의 고상한 맛 또한 조선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만큼 전통이 깊다. 1960년대 말부터 광주 인근 지역의 향토음식으로 뜨게 됐고 1970~1980년대에는 남도음식의 대표적인 맛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반반 섞거나 소고기 ·돼지고기만 들어간 떡갈비를 따로 판매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담양애꽃’에서 떡갈비를 시키면 함께 나오는 반찬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반찬만 수십 가지…가성비 최고

떡갈비의 원조지역이라 불리는 담양에서 12년째 성업 중인 ‘담양애꽃’은 전통적인 담양 떡갈비와는 달리 갈빗살과 양짓살을 곱게 다져 숙성시킨다. 떡갈비의 식감을 위해서는 일일이 칼로 고기를 다지는 수고로움이 따르지만, 덕분에 고기는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하다. 숯불에 직화하는 대신 오븐으로 구워 기름이 적당히 빠지고 담백하다. 특히 고기에 양념 된 소스는 떡갈비의 감칠맛을 극대화 한다. ‘식이 보약’이라는 주인장의 신념 때문에 모든 요리에는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고 죽염과 직접 담근 된장, 간장을 써 자극적이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완성된 떡갈비는 새송이버섯과 씻은 신 김치가 함께 돌판에 담겨 나오는데 삼합처럼 먹으면 궁합이 잘 맞다. 또 떡갈비 정식을 주문하면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큰 뚝배기에 담긴 미역들깨탕과 도토리 무침과 오디 소스가 곁들여진 두부 튀김과 연근 피클·콩고기, 찹쌀이 들어간 된장, 방풍 된장찌개까지 반찬이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나온다. 특히 무 흑임자 유자 무침은 무를 채를 썰어서 향을 빼고 유자 향을 입힌 초절임의 상큼한 맛은 입맛을 돋운다. 떡갈비를 무 흑임자 유자 무침에 싸 먹어도 좋다. 밥은 죽순이 들어간 솥 밥이 나오는데, 쌀과 찹쌀을 섞어 지어 찰기가 있고 식감이 일품이다. 밥이 촉촉하게 맛있어 뜨거운 떡갈비를 쌀밥 위에 올려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이처럼 떡갈비 정식을 시키면 족히 10여가지가 넘는 음식이 나오는데도 가격은 2만 원이 넘지 않는다. 종업원에게 부탁하면 음식에 대한 설명까지 친절하게 들을 수 있다. 상마다 인덕션을 놓은 주인장의 배려 덕분에 시간이 흘러도 따뜻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이곳은 손님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매주 월요일마다 매출액의 50%를 초록어린이재단에 기부하는 선행도 펼치고 있다.

주인장 박영아(46)씨는 “‘먹는 것이 보약이다’라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많은 손님이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