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북한은 무력도발 선포

김용훈(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20년 전 평화를 모토로 북한의 평양에서 남과 북이 최초로 정상회담을 갖고 선언문을 발표했다. 김정일과 김대중 대통령은 남과 북이 통일의 문제를 힘을 합쳐 해결하며 흩어진 가족들의 방문, 경제협력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며 사회 문화 제반의 협력과 교류로 신뢰를 다지자는 의지를 밝혔다.

이후 여러 가지 일이 있었으나 9·19군사합의 등 남북은 평화를 향해 가속도를 붙이며 달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대북전단으로 인한 갑작스런 북한의 돌발 행동은 한반도에 최고 수위의 긴장을 가져왔다. 김정은이 아닌 제1부부장이 선두에 나서서 압박의 수위를 올리며 남한과의 결별과 군사 행동을 시사하는 노골적인 선전포고를 하였다. 남북의 평화와 평화경제를 향해 달리던 우리 정부는 돌발사태에 비상회의를 열고 6·15공동선언 20주년의 행사를 대폭 축소하여 진행했다.

우리는 북한과의 평화를 위해 기념일까지 챙기며 평화로 달리려고 하지만 북한은 변함없이 호시탐탐 기회를 만들어 우리를 겁박한다. 이처럼 제2인자의 국론과 언론을 동원한 노골적인 엄포는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도발하는 북한을 회유하며 평화로 이끌기 위한 노력을 70년 동안 했지만 그 많은 시간들의 노력은 모두 허사인 듯하다.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이 떠오르면서 어떤 도발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행동을 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북미회담과 남북 정상의 만남 그리고 9·19합의 등 평화를 향한 항해가 모두 거짓이었나. 남북이 손을 마주잡고 심지어 서로를 포용하는 장면으로 연출을 하고 뒤로는 여전히 전쟁가도를 재촉하고 있었던 것인가. 파괴력 높은 핵무기와 첨단의 장비들은 북한의 도발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쟁이 국가의 모토인 나라에서 너무 오랫동안 무기만 갈고 닦았을까. 유엔의 대북제재 속에 전 세계로 번진 코로나바이러스로 북한은 여유를 잃었다.

대북전단이 여유를 잃은 북한 지도부에게 히스테리를 일으키게 한 모양이다. 대북전단은 탈북자단체들이 살포하는 것이다. 북한체제를 탈출한 그들이 속고 있는 북한주민들에게 실상을 알리고자 자발적으로 하는 행위이다. 놀란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한다는 강경한 조치를 발표했지만 탈북민 단체는 오는 25일 한국전쟁 70주년 기념으로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할 예정이다.

북한의 경제는 지금 몹시 어렵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엔의 대북제재로 인해 수입도 수출도 원활치 못하고 현금의 이동도 제한되었다. 그리고 펜데믹이 되어버린 코로나바이러스로 고전을 겪고 있다. 인도적으로 건네지던 구호물자의 도착도 어렵고 조여드는 경제적 압박감에 대답 없는 미국이 아닌 보다 쉬워 보이는 우리나라의 압박을 시작한 것이다. 북한의 제2인자가 노골적으로 남북의 결별을 시사했고 북한의 언론들이 단도리하듯 이를 보도하여 곧 우리나라를 향한 도발행동이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우리는 지난 연평도 포격사건 같은 도발을 다시금 재현케 해서는 안 된다. 오늘의 북한의 행동을 보더라도 평화를 위해 서로가 약속했던 조항들은 단번에 휴지조각이 되어 버리고 어제의 포옹은 거짓이 되었다. 이들에게 신뢰를 기대할 수 없다. 핵을 놓고 딜을 하고자 하던 북한은 녹녹치 못한 현실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언제나처럼 빌미를 잡고 겁박을 하면 또 뭔가 뜯어낼 수 있을 거란 작전의 시작이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은 북한은 예전보다 더 여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어떠한 도발도 펼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막다른 곳에 몰려 있으니 난국을 극복하고자 극단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70년 동안 그들의 행태를 보아왔다. 모양은 수십 번 바꾸며 만면에 웃음까지 띄웠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았고 가슴에 품은 칼을 휘두를 타이밍만 재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힘은 평화를 지키는 무기이다. 남북관계가 평화든 통일이든 전쟁이든 그 전제조건은 우리가 힘을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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