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물놀이, 안전수칙 준수부터

최민철 <광주광역시 소방안전본부장>

최민철 광주시 소방안전본부장
코로나19 확산 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지만,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전국의 해수욕장 및 워터파크가 개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장기화로 억눌린 나들이 심리가 이른 더위의 시작과 함께 물놀이 수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제보건기구(WHO)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물로 전파될 가능성이 낮고, 특히 염소 소독에 약하다고 한다. 국내 전문가들도 물에서 코로나가 퍼진다는 증거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물속이 아닌 물 밖으로 나왔을 때다.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탈의실이나 식음시설, 어트랙션 등 실외활동에서 비말전파가 가능하다는 것.

코로나19로 전 국민의 생활이 바뀌었지만 본격적인 여름철 물놀이가 시작되는 7월부터는 안전사고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여름철 물놀이로 인한 사망자 165명 중 141명(86%)이, 안전시설을 갖춰진 해수욕장이나 유원지가 아닌 하천·강(87명, 53%), 바닷가(30명, 18%), 계곡(24명, 15%)에서 숨졌다.

원인별로 살펴보면, 수영미숙으로 인한 사망자가 31%(51명)로 가장 많았지만, 안전부주의 22%(36명), 음주수영 17%(28명), 높은 파도·급류 13%(22명), 튜브 전복 10%(16명), 기타 7%(12명) 등 순으로, 여기에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거나 판단능력이나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음주 상태에서 입수 등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광주소방안전본부에서는 물놀이 성수기인 7~8월 사이, 피서객이 많은 6개 지역(광주천, 승촌보, 송산유원지, 임곡교 등)에 119시민수상구조대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총 180여 명의 안전 교육을 받은 수변안전요원이 2인 1조로 구명로프 등을 휴대하고 익수사고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예찰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 지역에는 수변안전요원이 활동하지 않는 여러 하천이나 계곡 등이 있는데, 자연에서의 물놀이는 항상 예상치 못한 위험이 숨겨져 있다. 수심이 일정치 않고, 비로 인해 물이 범람하거나 급류로 변할 수도 있다. 자연 앞에서의 자만은 대가를 치룰 수 있다는 걸 명심하고, 안전한 물놀이를 위해 몇 가지 안전수칙을 준수하자.

첫째, 갑자기 차가운 물속에 들어갈 경우 심장마비 등 이상 증세를 대비해서 입수 전 준비운동은 물론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하자.

둘째,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판단능력이나 대처능력이 저하되므로 절대 입수하지 말자.

셋째, 기상악화로 수량이 증가하거나 물살이 강해지면 즉시 물 밖으로 나와 물가에서 벗어나자.

그 외에도, 아이들은 장난으로 물속에 빠뜨리거나 겁 없이 수심이 깊은 곳으로 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보호자가 함께 있어야 한다. 또 안전요원이 배치된 장소라면 요원의 시야 범위 내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이 좋으며, 사고가 발생했거나 입수가 금지된 지역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6월 21일 기준) 광주 코로나19 확진자는 33명 째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2020년 여름동안 이 지역에서 물놀이로 인한 사망자 역시 한 명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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