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들은...’
ACC 창작공연 이야기 공모 ‘성료’
8개국서 372편 제출…16편 선정
대상 ‘아시안이라 죄송합니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 담아
수상작들 창·제작 공연 개발

‘차별’ 관련 이미지. /구글이미지

지구촌 시대. 세계는 하나고 이웃이라는 의미다. 그런데도 인종·성별 등 각종 차별과 갈등은 끊이질 않는다. 여성 차별 문제도 마찬가지로 미술과 문학, 공연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소재로 다뤄지면서 개선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여성 문제를 6명의 아시아 여성에 투영해 심층적으로 다룬 소설이 있다. 올해 ACC(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작공연 스토리 공모작 공규리 작가의 ‘아시아인이라 죄송합니다’다.

작품 속 6명의 아시아 여성은 여성에 대한 성폭행과 차별에 대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소송을 벌인다. 나와 우리 주변의 여성들, 이후 세대들에게 같은 현실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세상을 함께 바꾸자 호소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냉담한 반응 뿐. 등장인물들은 세상의 무시와 조롱의 시선에도 꿋꿋이 나아간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이들의 곧은 목소리는 점차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조금씩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한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여섯 여성들의 투쟁은 열매를 맺어, 정식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작품 ‘아시아인이라 죄송합니다’는 시대를 반영한 주제의식과, 공연으로 다양하게 소재활용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해당 공모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ACC창작공연 스토리 공모전’ 수상작 ‘시간을 칠하는 사람’ 공연 현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ACC창작공연 스토리 공모전’은 ACC와 아시아문화원(ACI)이 문화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 원동력인 글과 이야기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연을 창·제작해 대중에게 문화예술의 감동을 전하고자 마련한 사업이다. 올해는 지난 4월20일부터 5월31일까지 ‘아시아에 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란 주제로 진행됐다.

이번 공모전엔 8개국 시민이 국문과 영문으로 총 372편의 작품을 제출했다.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다문화사회·성의식·환경·역사·인권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작품이 주류를 이뤘다. 현 시국에 맞춰 코로나19에 관한 일화와 코로나시대 이후를 상상하는 이야기도 다수 있다.

심사위원들은 이야기가 다양한 공연 장르로 구현될 가능성을 염두하고, 줄거리의 완성도 보다는 제시하는 상황의 참신함과 독창성, 주제의 무대 적합성과 상상 확장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해 수상작을 가렸다.
 

지난 19일 ACC문화정보원에서 개최된 ‘제2회 ACC 창작공연 스토리 공모전 시상식’ 현장. /아시아문화원 제공

이 같은 정보 가림 심사를 거쳐 대상 1편·최우수상 1편·우수상 4편·장려상 10편 등 총 16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명이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동시에 거머쥐어 수상자는 총 15명이다. 입상자 중에는 카자흐스탄 국적의 동포3세도 포함됐다.

최우수상은 환경과 연대에 관한 얘기를 담은 ▲변영후의 ‘코로나’가 받았다. 우수상엔 ▲소련 군대에서 발생한 일들은 한국어 공부의 동기가 되는 이야기 ▲여행 ▲‘우리’ 아시아 하기 ▲화평시장 무지개마을로 오세요 등 4편이 이름을 올렸다. 해당 작품에 대한 시상식은 지난 19일 ACC문화정보원에서 개최됐다.

ACC는 수상작 가운데 공연으로 발전 가능성 있는 작품들을 선별, 단계적 개발을 거쳐 오는 12월 실험무대(쇼케이스)와 내년 본 공연 실연을 추진한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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