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중 호황 누린다는‘봉고’…국민트럭 명성 옛말
판매 줄어 이달엔 6일간 휴무
자영업자 코로나발 충격 심각

더 뉴 봉고3 전측면. /기아차 제공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른바 ‘국민 트럭’ 기아자동차 ‘봉고’ 판매가 그동안 불황의 징후를 파악하는데 요긴하게 쓰였다. 미로 같은 도심 내 아파트 단지와 좁은 빌라 골목 사이사이로 배송 상자를 가득 싣고 달리기에 최적화된 트럭으로 불황 시기에 자영업자와 실업자가 늘어나면 생계형 차량으로 많이 판매됐기 때문이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등 굵직한 경제가 위축 됐던 상황에서 봉고 판매량은 상승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충격에는 ‘봉고’의 징후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최근 내수와 수출 판매 부진으로 생산 공장이 일시 가동 중단하는 상황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1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 봉고는 국내 판매 시장에서 매달 상위권에 있는 베스트셀러카다.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봉고는 차종 중 쏘울이나 스포티지, 셀토스에 비해서 화려하거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차종은 아니지만 어려운 경제위기 속에서도 서민경제의 동반자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차종으로 현대차의 1톤 포터와 함께 국내 1톤 트럭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 광주 3공장 봉고 트럭 생산라인이 판매량 감소로 오는 8~10, 29과 30일 등 총 6일간 중단하기로했다.

앞서 봉고트럭 조업 라인은 지난 달 4일과 5일, 8일과 9일 등 나흘간 휴무에 들어가기도 했다.

봉고트럭 생산을 중단하는데는 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과 내수 물량 감소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기준 9만1천여대를 생산한 봉고트럭은 이 가운데 34%를 수출한다.

봉고Ⅲ트럭은 광주공장에서 하루에 약 400대를 생산하고 있다. 봉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은 1천529만원~2천219만원으로 운반·택배 차량은 물론 자영업, 푸드트럭, 농업용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차다. 올해 1~5월 봉고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었다. 현대차 포터도 12.5% 줄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으로 국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수가 2개월 연속으로 30만명 넘게 감소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5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 지난 5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으로 국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1만8천309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31만1천명(1.7%) 줄었다. 사업체 종사자 수는 2009년 6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월 기준으로 올해 3월 처음으로 22만5천명(전년동월비) 줄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코로나 19로 수출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그동안 불황 때와는 달리 트럭을 구매할 여력조차 없는 상황을 말해주는 것 같다”면서 “코로나 발 경제 위축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한 사례로 볼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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