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그날의 진실을 밝힌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
16일 개봉…다큐멘터리 영화
광주브랜드 영화 공모 선정작
옛전남도청 집단발포 기록 등
40년간 은폐 사실 추적 ‘주목’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의 한 장면. /네이버영화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그날의 역사를 되짚고 의미를 환기하는 다큐 영화가 오는 16일 스크린에 오른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이다. 5·18 당시 기록된 중요영상을 집대성한 작품으로 지난 40년간 은폐됐던 진실을 밝힐 도화선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 포스터. /네이버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광주광역시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광주’를 소재로 한 ‘광주 브랜드 영화’ 공모에 선정돼 제작된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1980년대 광주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비밀리에 제작·유통된 항쟁 당시의 영상 기록물 이른바 ‘광주비디오’의 탄생 과정을 담았다. 이와 함께 40년이 지난 지금도 미지로 남아있는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 4시간을 냉철하고 면밀한 시선으로 추적·기록했다.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의 한 장면. /네이버영화

작품의 중요 영상인 ‘광주비디오’는 세간에 총 7편만이 알려져 있다. ‘오 광주!’, ‘오월 광주’, ‘원한의 땅 광주는 고발한다’, ‘피의 항쟁의 기록’, ‘기로에 선 한국’, ‘계엄령 하의 한국’,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등이다. 삼엄한 감시를 피해 탄생한 이 영상기록물들의 제작 과정은 첩보전을 방불케 한다. 미국·일본·독일을 거쳐 밀반입한 후 증폭기를 이용해 밤새 복사본을 만들어 전국으로 전파됐다. 5·18을 알리기 위해 당시 시민들이 직접 영상물을 제작·전파한 민주화운동의 기념비적인 사례로 꼽힌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에서는 실제 당시의 주역들을 통해 재현 등의 방식으로 영화적으로 복원했다.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의 한 장면. /네이버영화

이렇게 탄생한 작품은 지난 5월 15일 KBS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집 49분 방송용 첫 공개, 같은 달 18일 ‘시네광주1980’ 영화제 82분 감독 확장판(극장판) 온라인 공개 등 상영될 때마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밝혀야할 진실이 여전히 남아 있는 5·18의 역사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현 세대들까지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도록 화두를 던진 셈이다.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지만 아직까지 은폐된 전남도청 집단 발포의 기록을 끝까지 밝혀야 한다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을 연출한 이조훈 감독. /네이버영화

이번 작품은 당시 5·18을 실제로 경험한 광주 출신인 ‘이조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눈길을 끈다. 이 감독은 은폐된 진실을 추적하는 영화 ‘블랙딜’(2014)과 ‘서산개척단’(2018)을 통해 이름을 알린 저널리즘 다큐멘터리의 대가로 꼽힌다.

그의 유년 시절 기억에는 시민군에게 식량을 나눠주던 어머니와 고시학원에서 강의하다가 계엄군에게 구타당했던 아버지의 모습 등 그날의 상흔이 오롯이 남겨져 있다. 여기서 비롯된 부채 의식은 작품의 원동력이 됐다.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의 한 장면. /네이버영화

이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건 시민이 정치적 주체로 나서면서 스스로 자유와 민주를 추구한 역사적 현장 기록을 남기고, 교민들이 영상을 제작했던 그날의 정신과 촛불 시위까지 이어지는 민주주의의 흐름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5·18에 대한 진상규명은 4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았다. 당시 기자, 시민들, 계엄군들 모두가 목격자다. 사라진 4시간을 증거로 찾고 책임자로 처벌하는데 역사에서 중요한 기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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