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측 “교수 재량…문제 없다”

대학 전공과목 수강생 절반 이상이 ‘F학점’
전남대 토목공학과 학생들 불만
대학측 “교수 재량…문제 없다”

전남대학교 토목공학과 한 전공 수업에서 수강생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F학점을 받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전남대학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학기 3학년 전공필수 과목인 토질역학 및 실험1에서 전체 수강생 41명 중 21명이 F학점을 받았다. 해당 과목 강의계획서에는 출석 10%, 중간고사 40%, 기말고사 40%, 개별과제 10%로 점수를 평가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해당 강의 담당교수 A씨는 중간고사를 치른 후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평균점수가 10점을 못 넘으면 F학점을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목은 당초 B교수가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연구년(자유로운 연구 활동을 갖도록 하기 위해 1년 정도씩 주는 휴가)으로 인해 여수캠퍼스 소속인 A교수가 대신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

학생들은 출석과 리포트, 실험 등을 성실히 이행했으나 이는 무시하고 시험 점수로만 학점을 평가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학교와 교육부에 민원을 넣기도 했지만 ‘교수 재량’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일부 학생들은 이로 인해 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에 보태야 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같은 민원이 제기되자 A교수는 추가 과제를 제출하면 F학점을 D학점으로 구제해 주기로 했다. 이에 리포트를 제출하지 않은 몇몇 학생을 제외하곤 대부분 D학점을 받을 수 있었다.

한 학생은 “요새 취업도 어렵고 힘든데 학생들의 졸업도 힘들어지고 장학금 등 여러가지 피해를 입게 됐다”며 “또 강의계획서에 기술되지 않은 사항에 대한 점수배점이 있어 점수를 받은 과정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A교수는 올해 토목공학과가 여수캠퍼스와 통폐합되면서 광주캠퍼스 소속이 돼 앞으로 이와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학생들의 불안감과 우려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 같은 사실이 학생들 사이에 퍼지면서 올해 A교수에게 배정된 또 다른 과목의 수업은 수강신청자가 없어 폐강되기도 했다.

한 교수는 “학생들이 의견을 모은 탄원서를 대학본부에 전달했다. 전공 선택도 아니고 전공 필수 과목을 이런 점수를 준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며 “요즘처럼 취직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절반 넘는 학생들에게 F학점을 줬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대학본부 측은 “많은 학생들이 F학점을 받다보니 학생들의 불만이 큰 것 같다”며 “교수가 제시한 평균 시험점수 10점을 충족하지 못해 받은 성적일 뿐 교육부에서도 소명이 끝나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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