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2천만명 사망 흑사병…왜
▶무서운 의학사
이재담 지음/사이언스북스

중세 유럽 흑사병, 17세기 남아메리카 천연두, 1918년 스페인 독감 등 전염병에 대응했던 과거 의학을 알면 내일의 의학이 보인다. 울산 대학교 의과 대학에서 인문 사회 의학 교실 교수로 재임하며 제10대 의과 대학장을 역임했던 이재담 서울 아산 병원 교수는 한국에서 대중에게 의학의 역사를 흥미 있게 풀어내는 작업을 시도했다. 의학사 3부작은 이 교수가 20년 동안 각종 매체에 연재했던 글 217편을 ‘무서운’, ‘위대한’, ‘이상한’이라는 3개의 키워드로 집대성해 의학 역사에 입체적으로 접근했다. 에피소드 의학사 3부작의 시작안 ’무서운 의학사‘의 주제는 역사를 바꾼 치명적인 전염병과 생명을 바치며 여기에 응전했던 의사들, 의학사에서 자의로든, 타의로든 일어났던 등골 서늘해지는 사건 사고들이다.
지난날 미처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

▶불볕더위에 대처하는 법
매기 오파렐 저/이상아 번역/문학과지성사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아일랜드 작가 매기 오파렐의 장편 소설이다. 영국에서 2013년 출간돼 코스타 북어워드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책은 매기 오파렐의 여섯 번째 작품으로, 오늘날까지 분쟁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북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차별적인 언사를 겪어야 했던 작가가 이 작품에 이르러서야 아일랜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작품에서 처음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그 의미가 남다르다. 소설은 1976년 7월 15일부터 나흘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역대 최고의 폭염이 런던을 덮친 그때, 어느 가족에게 사건이 벌어진다. 오랜만에 고향 집에 모인 세 남매가 아버지를 찾는 과정에서 어머니만 간직하고 있던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된다. 오래 떨어져 지낸 가족은 조금씩 오해를 풀고 온전한 가족의 모습을 회복해간다.

스크럼처럼 잘 짜여진 8편의 단편소설
▶소녀 연예인 이보나
한정현 지음/민음사

201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첫 장편소설 ‘줄리아나 도쿄’로 제43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한정현의 첫 소설집이다. 느슨한 연작의 형태로 읽어도 무리가 없을 8편의 단편소설들은 팔을 걸어 짜는 스크럼처럼, 다른 무늬의 천 조각을 이어 만든 퀼트처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슬픔을 대물림받고 강한 마음을 지키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말하고 스치고 흩어진다. 홀로 생생한 동시에 함께 풍성해진다. 소설집은 색색의 천이 나부끼는 무대 같다. 작가는 이상하다고 불린 사람들, 이상하다는 이유로 역사 속에서 지워졌던 이들의 손을 끌어당겨 제 옷을 입히고 제 역할을 주어 무대 위에 세운다. 그리하여 조명이 비추는 곳은 이제껏 우리가 보지 못한 새로운 과거, 내내 있었지만 이제야 실루엣을 드러낸 주인공들이다.
진정한 자립의지를 다지는 에세이

▶당신과 나의 안전거리
박현주 지음/Lik-it(라이킷)

진정한 자립 의지를 다지며 운전을 결심한 저자의 우여곡절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저자의 경험과 기억, 그가 향유한 책과 음악과 영화 등 요약하기 어려운 것들의 의미와 분석이 지하철 노선도처럼 질서 정연하게 서술돼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인생 점검의 필요를 마주한 순간에서 시작된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과 사랑,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 길, 뿌연 앞날. 누구나 맞닥뜨리기 마련인 슬럼프를 경험한 저자는 남들보다 조금은 늦은 나이에 운전을 배우기로 결심한다. 단지 물리적인 이동일지언정, 과감하게 혼자서 자유롭게 앞으로 나아가는 경험이 절실했던 것. 마음먹기도 쉽지 않았는데, 면허를 따내는 것부터 순탄하지 않다. 저자는 실패와 연습을 반복하며 자신이 옮기거나 읽은 소설 속 인물들의 시행착오를 떠올린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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