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관건이다

노경수(광주도시공사 사장)

중세 페스트, 19세기 중반 런던의 콜레라, 1918년 미국의 스페인독감 등 세계사에 아무리 큰 상처를 남겼던 감염병일지라도 시작이 있으면 치료제에 상관없이 시간의 흐름 속에 그 끝도 항상 있어 왔다. 그렇지만 세월이 약이라는 말처럼 집단면역이 생길 때까지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 창궐하는 동안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경제적, 사회적으로 시민생활이 피폐해지기 때문에, 완만하게 진행하다가 소멸하도록 인적, 물적 가용자원을 총동원해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시에서도 시민들에게 더 적극적인 방역수칙 준수를 요청하고, 확진자 격리 및 접촉자의 범위를 넓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촘촘하고 꼼꼼한 대처가 효과를 나타내면서 7월 1일 22명으로 최고 확진자수를 기록한 후 7월 4일 16명, 8일 15명을 제외하면, 1일 10명 이하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7월 11일 광주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9명이 추가 발생, 누적 환자가 156명으로 증가하였다. 광주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세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 19와 같은 감염병 전파와 관련된 중요한 요인으로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본인이 확진자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타인에게 전염시킬 확률이다. 이것을 차단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등과 같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실례로써 같은 건물에 위치한 고시학원들 중 발열체크, 마스크 쓰기, 수강생 간 거리두기 등을 준수하지 않은 층에서는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하였다. 반면 바로 위층에 있으면서도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다른 학원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켰다고 한다.

둘째, 확진자인지 모르는 상태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전파하는 기간이다. 이 부분에서는 자랑스럽게도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짧은 기록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정부가 확진자의 진술뿐만 아니라, CCTV, 휴대폰 위치추적 등을 통해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접촉자를 추적해서 감염여부를 검사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광주 기준 검사받은 사람수는 무려 66,307명이며, 확진자와 접촉자는 총 3,569명으로 병원이나 자가 격리 중이다.

셋째, 일상생활을 하면서 접촉하는 사람수이다. 접촉면을 줄이는 방법이 바로 사회적 거리 두기이며 극단적으로 개개인이 격리되는 것이다. 감염병 전파를 막는 대책 중 가장 어려운 분야이다. 하지만 사회적 접촉면이 늘어나게 되면 결국 첫 번째 경우의 전파 확률도 따라서 커질 것이고, 접촉자가 증가하면서 전파기간도 길어지게 되어 코러나19의 확산은 정부의 통제를 벗어날 수도 있다. 미국 LA의 경우 사회적 거리 두기가 격상되어 재택근무가 의무화되고 심지어 야간통행금지까지 시행되었다. 광주시도 ‘2명 이상 모이는 것 자체가 위험’하고 ‘밀폐·밀집·밀접’ 소위 3밀 공간을 피해서 사회적 접촉면을 줄여달라고 시민들께 호소하고 있다.

광주시의 적극적인 대응과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번 코로나19는 점점 잡혀갈 것이다. 하지만 많은 감염병 전문가들은 올해 가을이나 겨울에 코로나19가 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광주시의 사례를 보더라도 기본적인 시민생활의 공간인 경제활동, 종교, 의료·요양, 여가취미, 학원, 학교 등 생활필수시설에서 사람간 접촉을 통해서 대다수 감염이 발생하였다. 결국 컨택트 사회에서 언택트(untact), 즉 비대면의 사회적, 경제적 체계로 어떻게 진화해 갈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에 대한 해답 역시 인공지능(AI) 중심의 스마트도시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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