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화재 속 병원환자들 구한 고흥 ‘히어로‘
신복수, 이은수, 문기학, 박춘수, 신동준씨 주인공
사다리차 동원 불길속 구조활동 펼쳐
구조활동 중 유리파편 의해 열상부상도, 내부 진입 소방관과 할아버지 1명 구조

30명의 사상자를 낸 고흥군 윤호21병원.발화지점인 1층(왼쪽)과 환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파손된 각 층 유리창.(오른쪽) 동부취재본부/기경범기자kgb@namdonews.com

장맛비속 화마 속에서 불길을 뚫고 소중한 생명들을 구한 고흥군 민간크레인기사 등 주민들이 있어 화제다.

이들은 지난 10일 오전 3시 40분경 고흥군 고흥윤호21병원에서 큰불이 나 입원 환자와 의료진 등 86명이 머물던 병원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10여 명 이상의 환자들을 구출했다.

인근에 있던 민간 스카이차량, 크레인기사인 신복수(남·58), 이은수(남·56), 문기학(남·550씨와 두원면 의용소방대 일원인 박춘수(남·49)씨, 요식업에 근무하는 신동준(남·23)씨가 그 주인공이다.

크레인 기사인 신복수·이은수·문기학씨는 이날 지인으로부터 병원에 화재가 발생, 옥상에 환자와 간호사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에 현장으로 긴급출동 했다.

도착 후 소방관들을 탑승시켜 유리창을 파괴한 후 6층에 있던 소방관들이 구조한 환자들과 옥상에 있던 환자, 간호사를 함께 구조하는데 일조했다.

신복수씨는 “도착 후 불이 난 상황에서 6층에 유리창을 깨고 1명을 구조한 후 다시 소방관들을 함께 탑승 후 2명을 더 구조했다. 이 후 옥상까지 불이 번지는 상황에서 간호사 1명과 환자 2명을 더 구조했다”며 “앞으로도 고흥주민으로서 이런한 상황이 펼쳐지면 언제든지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현장을 돕다가 열상 등 부상을 당한 주민도 있다.

화재현장을 지나가다 지인이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 1층 응급실 비상구 계단을 통해 할머니 2명을 구조한 신동준 씨다.

신 씨는 “연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보였지만 비상구 계단을 통해 올라 가보니 “살려주세요”라며 할머니 두 분이 앉아 계셔서 바로 부축해서 모시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 후 “옥상 등 각층에서 환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사다리차 흔들림 방지를 지지하며 할머니 등 6분을 내려 드렸다. 다시 정문 쪽 소방관들을 돕기 위해 뛰어가서 사다리차를 지지하던중 6~7층에서 폭발로 인해 떨어져 내린 유리파편에 의해 좌측 안면부 및 우측 손목, 손등에 열상부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두원면 의용소방대 박춘수(49)씨도 구조활동에 손길을 보탰다.

박 씨는 화재 전 옻이 올라서 7층에 입원 중 소방관과 함께 할머니 1명을 구조하고 다시 내부에 진입해 소방관과 함께 6층에서 할아버지 1명을 구조하는 등 스카이차량으로 탈출에 큰 기여를 했다.

고흥 ‘히어로’인 이들은 “당연히 그런 일이 있으면 누구나 그렇게 하는 건데, 먼저 나서서 했을 뿐”이라며 “그래도 구해놓으니까 마음은 좋다.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 오전 3시42분께 고흥군 고흥읍 윤호21병원에서 불이나 60대 여성 2명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숨졌으며 구조된 80대 여성은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다. 입원환자와 의료진 등 27명이 화상과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동부취재본부/기경범 기자 kgb@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