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노정훈의 기자현장-잿밥에만 신경 쓰는 광주·전남 국회의원

노정훈(서울취재본부 차장)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자기가 맡은 일에 정성을 들이지 않고 잇속이 있는 데에만 마음을 쓴다는 말이다.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이런 속담에 비유되는 것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지난 총선에서 광주·전남 유권자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 18개 지역구 모두를 민주당 후보로 갈아치웠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에도 이와 비슷하게 17석을 주기도 했다. 광주·전남 유권자들의 이런 투표 형태를 보이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역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도록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일 할 사람을 보낼 때는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는 것이다. 지역민을 믿고 일을 제대로 해 보라는 것이다.

최근 지역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지역민의 바람대로 되지 않고 있다.

8월 말 민주당은 당 지도부를 새로 뽑는다. 전당대회는 당 대표 뿐만 아니라 최고위원도 선출한다. 최고위원은 당의 대표와 함께 정당의 최종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광주·전남 지역 국회의원 중 최고위원에 나서겠다고 하는 국회의원은 전무하다. 3선의 이개호 의원과 재선의 서삼석 의원이 물망에 올랐지만 고심을 거듭하다 선당 후사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른 초선 의원들은 아예 출마 자체를 생각조차 하지 않은 모양새다. 최고위원이 없다는 것은 당 지도부에서 지역을 대변할 의원이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고위원이 없다면 지역의 목소리를 누굴 통해서 전달해야 하는 것이냐. 다른 지역 의원들에게 광주·전남을 맡겨야 하는 것이냐”며 한탄했다.

반면 광주시당과 전남도당 위원장 선거에는 후보들이 넘쳐난다. 너도나도 위원장을 해보겠다고 하니 경선을 해야 하나 아니면 합의 추대를 해야 한다는 등 난리 법석이다. 시·도당 위원장은 차기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게 된다. 이런 상황 때문에 지역 국회의원들이 속담처럼 잿밥에만 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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