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영광 진주강씨(晉州姜氏) 수은공파 수은종가/내산서원
일본에 유교 전파한 강항 ‘종가’ 열어
고구려 장군 강이식·고려 국자박사 강계용…진주강씨 시조로 가문 열어
강희안·강희맹 독보적 문장가…김종직 제자 강학손 영광 입향
유교 매개로 아시아문화교류…학문 사상 계승위해 中·日과 협력 가능

내산서원 강당
내산서원 전경 (전라남도 기념물 제28호)

전남 영광 불갑에는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문화가 교류하는 상징적 장소가 되고 있는 내산서원이 있다. 수은 강항 선생을 추모하는 곳이다. 일본에 유교를 전파한 수은공 강항이 종가를 열고 14세를 이어 가문의 보물을 지킨 수은종가를 찾아 성리학적 도학정신을 계승한 가문 내력을 살펴본다.

◇고구려 병마도원수 강이식 시조

중국 한족에게 농사와 의술을 가르쳐 주었다는 신화 속 신농씨가 중국 섬서성 기산현에 흐르는 강수(姜水)에서 자랐기 때문에 강씨(姜氏)성을 얻었다고 사마천의 사기는 전한다. 이에 따라 전세계 강씨들은 염제신농씨를 조상의 기원으로 모시고 있다. 은나라말기 강태공은 중국에 세거하는 강씨의 선조다. 베트남 강씨응왕왕조 역시 신농씨의 후예다. 한국의 진주강씨는 수나라를 격퇴한 고구려 명장 강이식(?~?)을 시조로 한다. 강이식의 6세 강택인과 7세 강진(650~?)이 각각 진안후, 진양후에 봉해짐으로써 경남 진주가 본관이 된다.

◇고려 국자박사 강계용 중시조

고려 원종 때 국자박사 강계용(?~?)이 진주강씨 박사공파를 연 중시조다. 중시조 강계용 7세 후손 통정공 강회백(1357~1402)이 고려말 대사헌을 지냈다. 그의 아들 강석덕(1395~1459)의 아들 형제가 강희안, 강희맹이다. 강희안은 집현전에서 세종의 한글창제를 도왔다. 강희맹(1424~1483)은 경국대전, 동국여지승람 편찬에 참여한 당대의 문장가로서 세조의 신임으로 세자빈객이 되고 좌찬성에 올랐다.

◇사림파 성리학자 강학손 입향

강희맹의 아들 사평공 강학손(1455~1523, 중시조 10세)이 김종직의 문인으로 무오사화 때 유배되어 영광에 입향했다. 중시조 14세 강해(1554~1591)는 율곡 이이에게서 수학했다. 강해의 동생인 강항(1567~1618)이 수은공파 수은종가를 열었다. 강항은 임진왜란 당시 영광(당시 오성)을 지키는 맹세로 ‘오성관 수성동맹’에 참여했다.

◇적중견문록 상소 올린 강항 충신

강항은 전주별시에 합격해 공조좌랑, 형조좌랑을 역임한 후 낙향했다. 정유재란 남원성 함락 후, 이순신장군 휘하로 항해하던 중 일가족이 왜군에 포로가 되어 일본 교토에 끌려갔다. 포로되면서부터 겪은 사실을 토대로 일본 지리와 문화를 알 수 있도록 기록한 ‘건거록(붙잡힌 죄인이라며 붙인 이름, 제자들이 간양록으로 개칭함)’을 작성한다. 간양록은 적지에서 올린 ‘적중봉소’와 일본 지리와 풍속 ‘적중견문록’이 있어 가치가 높다.(전라남도문화재 제288호)

◇도학사상 실천으로 일본인 제자들 감복

강항은 일본 승려 후지와라 세이카 등에게 강항휘초(사서오경, 소학, 근사록 등 16종 21책을 수록한 책으로, 일본의 내각문고에 소장됨)를  집필해 유교사상과 학문을 전수했다. 매년 일본인 답사단이 내산서원을 찾는다.(수은 강항선생 일본연구회, 회장 무라가미 쓰네오) 강항은 역경 속에서도 성리학적 도학사상을 실천해 일본인 제자들을 감동시켰다.

◇벼슬 사양하고 후학 양성 매진

강항은 조선에 돌아와서도 벼슬에 나가지 않고 학문연구에 매진했고, 후학 양성에 힘썼다. 제자 윤순거 등 은 ‘수은집’, ‘강감회요’ 등 문집을 발간해 전승토록 했다. 비록 일제강점기 일본 경찰에 의해 소실되고 일부만 전승되고 있지만 조상이 남긴 선비정신은 후손의 삶의 철학으로 계승되고 있다. 수은강항선생기념사업회 강대의 간사는 “내년 4월 이전 방영을 목표로 제작하고 있는 ‘강항 선생 일대기 MBC드라마’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이 문화적 공감대를 찾고, 나아가 아시아가 공존공생의 길을 모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정현 기자 sjh@namdonews.com / 사진 제공 영광군

경장각(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88호 영광 내산서원 소장 필사본 건거록(간양록) 등 문적 일괄 5종 10책,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13호 영광내산서원 강감회요 목판 642판을 보존했던 건물이다.
간양록(건거록) 표지
강감회요 목판
용계사(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8호 내산서원 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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