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여름휴가

김종국(농촌진흥청 기술위원)

김종국
코로나19가 좀처럼 우리 곁을 떠나질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호된 경험은 국민 모두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더 느끼게 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지는 벌써 오랩니다. 감염 확산에 대한 걱정으로 외부활동을 자제하다 보니 우울증과 무기력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선지 도시의 밀집된 공간보다는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는 여름휴가 장소가 그리워지는 시기입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직장인 홍씨는 휴가철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입니다. 작년엔 직장 일로 여름휴가를 가족과 함께하질 못해서, 올해는 딸의 성화와 코로나19로 거의 바깥출입을 못하는 아내를 위해 여름휴가를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해외여행이 막혀서인지 비싼 건 둘째 치고 웬만한 국내 관광지의 숙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하소연합니다. 휴가철이면 해외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 없었던 공항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사람조차 구경하기 힘든 낯선 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전한 국내 휴가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휴가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바뀌면서 ‘안전’과 ‘힐링’이 휴가지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북적이는 휴가보다는 사람들과 접촉이 적으면서 조용한 휴가, 고급 휴양지를 찾아 멀리 떠나기보다는 가까이에서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가치 지향적으로 실속 있게 휴가를 찾는 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휴가를 통해 일상의 피로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단순한 휴식을 넘어 체험과 문화 향유의 기회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이처럼 변화된 올여름 휴가 트랜드 속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국민 모두의 고향, 농촌입니다. 농촌은 그 이름만으로도 어머니의 포근한 가슴처럼 편안함으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홍씨와 같이 아직 휴가지를 결정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농촌진흥청은 전국의 농가 맛집을 비롯해서 종가맛집, 농촌체험교육농장, 전통테마마을, 농촌체험마을 중에서 고객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식사할 때 개인 접시를 제공하는 등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소규모 체험 행사가 가능한지, 배상책임보험은 가입했는지 등을 알아보고 농촌관광 클린 사업장으로 엄선해서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올여름 휴가지로 홈페이지에 올려 소개하고 있습니다. 농촌관광 클린 사업장에는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또 도시 생활에서 맛볼 수 없는 청정지역의 아름다움과 특색 있는 체험으로 힐링 할 수 있습니다. 향토음식의 참맛을 볼 수 있는 다양한 감각으로 또 다른 농촌을 접할 수 있습니다.

이미 선정된 농촌관광 클린 사업장에서도 다시 한번 점검해서 손님 맞을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도시민들이 농촌을 휴가지로 선택하게 하려면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잠자리가 편하고 깨끗해야 합니다. 일부 민박집의 경우 이불 등 침구류는 물론 방과 화장실이 지저분해서 두 번 다시 가기가 꺼려진다는 설문결과가 있었습니다. 펜션도 사진상의 번지르르 한 겉모습과는 달리 막상 들어가 보면 시설을 낡고 관리는 부실해서 휴가 분위기를 잡치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부 농업인들은 그게 시골의 정취 아니겠냐고 반문합니다. 하지만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도시민들에겐 이런 것들이 모두 불편함이라는 것을 새겨들어야 합니다.

이번 여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 마음의 치유를 느낄 수 있는 초록과 익어가는 농산물이 넘실대는 농촌관광을, 모처럼 가족이 함께하며 맑은 밤하늘에 수놓은 별들을 헤아리는 잊지 못할 추억의 앨범을 만들어 보지 않으시렵니까? 더 많은 도시민이 온 국민의 고향, 농촌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힐링의 기쁨을 만끽하고, 농업·농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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