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K고 지도자, 운동선수 성추행 ‘파문’
선수 3명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
학생들 “작년 8월부터 수차례 당해”
고소장 제출…경찰, 검찰 송치 예정

고(故) 최숙현 철인 3종경기 선수의 극단적 선택으로 운동선수 인권침해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남지역에서 한 운동부 지도자가 여제자를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은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운동선수들의 인권 강화를 위해 설치된 ‘남도일보 스포츠폭력 신고상담센터’에 제보됐다.

제보에 따르면 전남 K고 운동부 선수 여고생 3명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수 차례에 걸쳐 지도자 A(42)씨로부터 부적절한 신체 접촉 등 성적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광주 모 고교에서 같은 종목 지도자로 활동하다 전남 K고에 팀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던 중 선수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학생들은 최근 여수에서 진행된 전지훈련에서도 비슷한 피해를 당해 이에 반발해 전지훈련지를 벗어나 숙소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전남도교육청에 신고되고 경찰에도 고소장이 접수돼 여수경찰서에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 중이며, 이달 중으로 A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지난 22일 A씨를 강제추행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이 보강 수사를 지시함에 따라 피해자 진술 외에 A씨의 혐의를 입증할 추가 증거자료를 찾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자료를 토대로 A씨가 자신이 지도한 여고생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검찰에 보냈다”며 “보강수사를 거쳐 조만간 A씨를 기소의견으로 다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에서도 이번 사안을 성비위 관련 사례로 보고, 교육부와 대한체육회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또 조만간 감사팀을 K고에 보내 감사를 벌일 예정이다. 제자들의 성추행 피해 주장에 대해 A씨는 현재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이번 사건은 스포츠 선수들의 인권에 둔감한 지역 교육계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내 한 체육계 인사는 “일선학교 운동선수들에 대한 폭행·가혹행위가 심심찮게 불거졌지만 성적을 내기 위한 과정으로 여겨지곤 했다”며 “최숙현 사건을 계기로 이제는 운동선수들의 인권 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에서는 최근 5년 사이 농구, 배구, 축구, 소프트볼, 유도, 야구 등 운동부 전반에 걸쳐 성비위와 금품 수수, 폭력 등 7건의 사건이 접수돼 관련자들이 징계를 받았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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