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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수사로 피해’40대 공기업 직원 절규

‘경찰수사로 피해 호소’40대 공기업 직원 절규
민원업무 처리 과정서 개인정보 유출 의혹
‘민원인 정보 스스로 작성’ 해명도 묵살
나주경찰, 규정 살피지 않고 검찰 기소의견 송치
검찰 수사 부실 판단 사건 돌려보내 망신만

나주경찰2
나주경찰의 잘못된 수사로 인해 검찰로 기소의견 송치가 됐다며 피해자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전남 나주경찰의 헛다리 잡기 식 ‘막무가내 수사’가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나주빛가람혁신도시 내 위치한 한 공기업 직원에 대해 개인정보유출 등 혐의를 수사하면서 잘못된 법리 판단과 함께 사건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까지 했지만 검찰이 이를 바로 잡으라며 해당 사건을 다시 돌려보내면서 크게 망신만 당했기 때문이다. 인권침해 논란 등 향후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사건의 발단

이번 사건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공기업 직원 A씨(49)는 당시 국민신문고를 통해 한 민원인의 신고를 접수 받았다. 광주 광산구 장덕동(111-33번지) 인근 국유지에 폐지게차 5대가 무단으로 장기 방치돼 있으니 이를 치워 달라는 내용이었다.

A씨는 민원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민원발생 위치 등을 고려, 광산구청 소관이라는 판단에 따라 민원인에게 “관련 민원건은 광산구청에서 처리할 사안”이라는 내용을 전달했다. 그러자 민원인은 타 기관으로 업무를 떠 넘기려 한다며 ‘소극행정’, ‘직원 관리감독 소홀’ 등 이유로 A씨와 A씨의 상급자 등 8명에 대해 문책을 요구하는 2차 민원을 지난해 10월께 추가로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했다.

상황이 복잡해지자 A씨의 상급자는 민원인과 직접 전화통화를 시도, 그동안의 민원처리 과정 및 결과를 설명하는 등 문제해결을 위해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다. 민원인은 자신의 전화번호가 어떻게 A씨가 아닌데 타인이 알아냈느냐며 따져 물었고, 개인정보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자신의 개인정보를 A씨가 열람했고 이를 상급자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감정대립으로 번진 상황에서 해당 민원인은 지난 3월 나주경찰에 개인정보법 위반 등 혐의로 A씨 등을 고소했다.
 

나주경찰
 

◇경찰 수사 그리고 검찰 송치

사건 수사는 나주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 담당했다.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된 A씨는 초기 민원 발생 배경 및 처리 경과 보고, A씨 상급자가 민원인에게 전화를 하게 된 과정 등을 진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민원 접수 과정에서 민원인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직접 기재한 점, 업무상 획득한 개인정보를 통해 상급자가 민원인에게 전화를 하게 된 배경, ‘민원업무의 범위가 특정 직원에 국한 된 것이 아닌 부서 주무부장인 분임통제자가 지도점검 할 수 있는 점’ 등을 상세히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관련 법 규정(개인정보 보호법 제 15조 제 1항)에도 법률에 특정한 규정이 있거나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 법령 등에서 정하는 소관업무의 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등에 한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그 수집 목적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근거에 따라 A씨가 민원인의 민원을 관련부서에 이첩 후 열람한 일련의 과정들은 문제가 없다는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까지 나온 상황.

그럼에도 나주경찰은 이 같은 법률적 근거나 A씨의 설명은 고려하지 않은 채 접수된 민원을 관련부서에 이첩 후 개인정보를 열람하고 이를 타인(A씨 상사)에게 유출했다는 기존 혐의를 적용, 사건을 그대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로 되돌아간 사건 논란 가중

이후 사건을 검토하던 검찰은 ‘문제가 됐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는 이미 당사자가 민원 접수 과정에서 스스로 작성했고, A씨의 개인정보 열람행위 이후 획득한 정보를 외부로 유출해 사용한 적이 없다고 판단, 사건을 경찰로 다시 내려 보냈다. 이는 A씨에게도 통보됐다. 사실상 경찰 수사가 잘못됐다는 검찰 해석인 셈이다.

며칠 뒤 수사를 담당했던 나주경찰 관계자도 A씨에게 “민원인 개인정보가 민원 접수 과정에서 작성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수사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실수를 일부 인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 개월 동안 경찰 조사에서부터 검찰로 사건이 넘어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이미 조직 내부적으론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단 낙인이 찍히는 등 A씨가 신체 및 정신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뒤 나온 때늦은 변명이었다. 앞으로 승진 등 내부 인사때마다 이번 사건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을 가능성이 커진 만큼 A씨에게 처해진 유·무형적 피해가 상당한 상황이다. 실제 A씨는 이 일로 인해 회사 내부 감사까지 받았다.

공권력이 향하는 방향에 따라 개인에게 어떠한 피해가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미칠 파장도 상당할 전망이다.

A씨는 “ 공기업 직원으로서 정당한 업무를 하던 중 경찰의 잘못된 판단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게됐다”며 “하지만 경찰은 잘못은 커녕 오히려 자신들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반복한다. 이래서 누가 경찰을 믿겠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상황이 이런데도 나주경찰은 현재까지도 피해자에게 사과나 피해구제 방안 등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수사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만 반복중이다.

이 사건을 맡았던 나주경찰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 열람’이라는 혐의점을 두고 나름대로 소신과 판단에 따라 결정(기소의견 송치)한 것이다”며 “검찰에서의 판단과 나의 판단이 다른 것은 얼마든지 수사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A씨)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데 무슨 피해를 입었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중·서부취재본부/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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