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소비시대 ‘공공배달앱’을 고민하자
김덕모(호남대학교 교수)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소비 트랜드의 변화를 꼽자면 단연 ‘언택트 소비’의 증가 이다. ‘언택트 소비’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반대를 의미하는 ‘언’(un)을 합성하고 ‘소비와’ 접목한 신조어이다. 즉, 소비자와 판매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이루어지는 소비패턴을 말하며, 비대면 서비스라고도 한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비대면 서비스는 모든 분야에서 소비자의 각광을 받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 키오스크 주문, 모바일 라이브 쇼핑, 온라인 동영상 강의 등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크게 증가하였으며 같은 이유로 이커머스 업체와 배달업계도 소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최근 서울 연구원이 발표한 ‘2/4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비대면 경제’라는 정책리포트에 따르면, 서울시민 74.7%가 비대면 소비활동을 경험했으며, 평균 주 2.3회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대면 선호가 높은 분야는 ‘오락’(70.7%), ‘금융’(70.4%), ‘쇼핑’(60.1%) 등의 순이었고 응답자의 80.1%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비대면 소비활동을 지속 하겠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소비문화의 변화와 비대면 소비시장의 확대 속에 대표적인 ‘언택트 소비’업종인 ‘배달앱’시장의 민간 배달앱의 독과점 횡포가 자영업자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문제로 부각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배달앱 활성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 속에 국내음식 배달규모는 연평균 17%의 성장률을 보이며 2019년 24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배달시장이 커지면서 민간배달앱의 독과점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가 소유한 ‘배달의 민족’, ‘배달통’, ‘요기요’ 등 3개 플랫폼 사업자가 국내 배달앱 시장의 98%(사용자 약 1,100만명)를 점유하면서 많게는 16%에 이르는 과도한 수수료와 우월적 지위를 활용한 서비스 명목의 횡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독과점 배달앱의 횡포로 주문앱 상에만 존재하는 가게를 만드는 ‘깃발꽂기’와 ‘안심번호’ 서비스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독과점 민간 배달앱들이 자영업자들의 출혈경쟁을 부추기고, 맛과 서비스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경쟁을 강요하고 단골에 대한 가맹점 자체의 마케팅 전략마저 봉쇄하는 폐단을 가져왔다는 지적이 있었다. 결국, 배달앱이 자영업자의 매출 상승은 견인하지 못하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주문 방법만 변경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주문 시장을 독점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와 소상공인 및 배달 기사 등에게 전가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로 지자체 차원에서 공공배달앱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어 오고 있다. 군산시의 ‘배달의 명수’를 시작으로 최근 서울시의 ‘제로배달 유니온’, 인천서구의 ‘배달서구’, 경기도의 ‘공공배달앱 사업자 선정’등으로 이어지고, 부산시, 전북, 경남, 충북 등도 공공배달앱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공공배달앱 서비스 운영을 위한 주민 혈세의 투입 문제와 공공영역이 민간 시장에 개입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 공공배달앱 서비스가 품질 면에서 민간 앱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또한 공공배달앱이 가맹점과 배달업체를 확보하는 문제 등이 숙제로 남아있다.

지난 7월 16일 (사)광주전남발전정책포럼은 ‘독점화된 배달 앱 시장을 위한 공공앱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 광주광역시 차원의 공공배달앱 개발 필요성과 대안을 모색한 바 있다. 문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공공배달앱이 성공하려면 배달서비스가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주문앱과 배달체계를 완벽하게 시스템화해야 하고, 수수료가 싸야 하고, 시민들이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홍보가 잘 이루어져야 하며, 지역화폐와 연계하는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민들의 현명한 ‘가치소비’가 지역의 자영업과 그 가족을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밑거름이 된다는 인식도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형 공공배달앱의 모색은 독과점 배달앱 문제를 해소하는 공적 선택이며, 소비자인 시민과 자영업자,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참여 속에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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