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헌혈 1만여명 급감, 각종 홍보·이벤트에도 안늘어

광주 코로나 장기화, 혈액수급 위기 경보
광주·전남 헌혈 1만여명 급감, 각종 홍보·이벤트에도 안늘어
혈액보유량 4일분…관심 단계, “헌혈, 생명 살리는 일” 동참 호소
 

30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헌혈의집 전대용봉센터 1층 헌혈대기자실이 텅 비어 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생명을 살리는 일, 헌혈에 꼭 동참해주세요…”

30일 정오께 찾은 광주 서구 광천동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헌혈의집 터미널센터. 센터 입구에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급감한 헌혈을 독려하기 위한 각종 이벤트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센터 안으로 들어서자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손 소독과 두 차례 체온 측정, 문진표를 작성해야 했다. 방역 절차를 마치고 들어선 센터 내부는 헌혈이 잦은 점심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자가 거의 없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더 많은 혈액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월 터미널 맞은편에서 터미널 내부로 자리를 옮긴 해당 센터는 센터 이전과 함께 채혈침대도 10대로 늘렸지만, 이날은 절반이 넘은 침대가 계속 비어 있었다.

이미정 헌혈의집 터미널센터장은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센터를 자주 찾던 시민들까지도 헌혈을 주저하는 상황이었는데, 최근 광주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헌혈자가 3분의 1수준으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헌혈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며 “어느 때보다 헌혈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고 호소했다.

이날 다른 센터도 상황은 비슷했다. 전남대학교와 인접해 항상 학생 헌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전대용봉센터도 이날은 한산함 자체였다. 1층 헌혈대기자 공간에는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고, 2층 헌혈 공간으로 올라가자 11대의 체혈침대 중 3대 만이 가동되고 있었다.

이날 헌혈을 마친 김모(52)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기적으로 헌혈을 했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5개월만에 처음 방문했다”며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돼야 할 텐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의 감염 우려에 따른 외출 기피·단체헌혈 기피 현상이 계속되면서 혈액 수급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국내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이달 29일까지 광주·전남지역 헌혈자는 8만8천4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2천777명에 비해 1만4천여 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혈액 보유량 역시 떨어져 이날 기준 광주·전남 혈액 보유량은 혈액 보유 위기경보 ‘관심’ 단계에 해당하는 4일 분에 그쳤다.

헌혈자가 계속 감소하는 추세속, 코로나19 여파 마저 장기화하면서 혈액보유 위기경보가 ‘경계’, ‘심각’ 단계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광주·전남혈액원 관계자는 “헌혈자가 계속 줄어들면서 하루 하루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각종 홍보활동과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헌혈이 좀처럼 늘지 않아 더 걱정이다. 시민분들과 회사 등 단체에서 사람을 살리는 일인 헌혈에 더많은 관심을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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