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광주 유흥가 인파 북적

거리두기 1단계 앞두고 잊힌 ‘방역수칙’
주말 광주 유흥가 인파 북적, 시민들 좁은 공간서 밀집도
일부 업소 방역수칙 미준수 “방심하면 3차 확산” 호소

1개월여간 이어진 광주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마지막날인 지난 2일 오전 1시께 광주 동구 충장로 한 감성주점에 입장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지어 서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거리두기 2단계요? 지금이 몇 단계인가요?”

2일 오전 1시께 찾은 광주 동구 유흥시설 밀집 지역인 충장로(구시청) 일대는 뜨거운 주말을 즐기려는 청춘남녀 수백여 명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거리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활보하고 있었다. 그나마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은 턱에 걸쳐 쓰는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어긋난 모습을 보였다.

감성주점·클럽 등 춤을 출 수 있는 가게들은 입구에서부터 손님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업소들은 밀접한 신체접촉이 이뤄질 수밖에 없어 코로나19 감염 고위험장소로 꼽히지만, 주말 밤을 즐기려는 청춘들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인 듯 했다.

해당 가게 입구에서는 종업원이 발열체크와 마스크 착용 권고, QR코드로 출입명단을 관리하는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가게 내부의 실상은 딴판이었다. 상당수 손님들이 가게 안으로 입장하는 동시에 마스크를 벗어던졌고, 각 테이블마다 옹기종기 붙어 앉아 사용했던 잔을 돌려가며 술을 마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또 음악에 맞춰 좁은 공간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춤을 추는 등 불특정 다수 간 밀접한 접촉도 서슴지 않았다.

감성주점 이용객 심모(21)씨는 “춤추며 놀다 보면 숨쉬기도 불편해 마스크를 착용하기 힘들다. 어차피 음식을 섭취하려면 벗어야하는 데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는 노약자들에게 위험하지 우리 같은 젊은 사람들에겐 해당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위험 다중이용시설로 꼽히는 노래방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한 코인노래방은 입장 시 별도의 발열체크는커녕 QR코드를 통한 출입명단 관리도 없었다. 대신 이용객들이 자체적으로 명부를 작성하고 손소독을 할 수 있도록 수기명부와 손소독제를 입구에 비치했을 뿐이었다. 이날 노래방 안에는 수십여 명의 이용객이 있었지만 출입명부에는 5명의 이름만 적혀있었다. 코로나19에 대한 가벼운 인식을 방증하듯 내부 상황은 더 심각했다. 마스크 미착용은 물론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마이크를 덮개조차 씌우지 않은 채 사용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젊은이들이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채 유흥시설 등지를 방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확산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증을 치료할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만큼 확산을 완전히 억제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며 “시민 개개인이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소강사태에 접어들 때까지 젊은이들이 유흥시설에 대한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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