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돌아온 ‘전우치’…더위 날린다
광주시립극단의 대표 야외극
13~22일 쌍암공원 야외무대
사전예약 하루 100명만 입장

‘생명의 꽃’ 주제 풍자·해학 선사
칼군무·공중돌기 등 시원함도
배우들, 무더위 잊은채 구슬땀

광주시립극단의 대표극 ‘전우치’가 4년 만에 돌아온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광주문예회관 시립극단 연습실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들의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든든한 등에 업혀 잠을 잘 수 있다면…엄마의 심장소리를 가까이 느끼고 싶어.”

지난달 31일 문화예술회관 시립극단 연습실. 며칠간 이어진 장맛비로 습한 찜통더위 속에 10여명의 배우들이 연습에 한창이었다. 한여름 더위를 날려줄 판타지 액션극을 선보여야 하는 이들은 고난이도 액션장면의 호흡을 맞추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4년만에 돌아오는 ‘전우치 시즌5-comeback with 바리’를 준비하는 배우들이다.

연습실은 에어컨과 대형선풍기가 쉴새 없이 작동하고 있었지만 배우들의 얼굴엔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었다. 액션 장면이 많은 작품의 특성상 배우들간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연습실엔 긴장감이 맴돌았다. 분명 연습임에도 불구하고, 절도있는 칼군무와 중력의 힘을 거스르는 ‘공중돌기’ 등은 본 공연을 보는듯 착각을 일으키면서도 한켠으로 가슴이 뻥 뚫리는듯한 시원함을 선사했다.

지난달 31일 광주문예회관 시립극단 연습실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들의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시립극단의 대표 야외극 ‘전우치’는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모티브로 친숙한 줄거리를 절묘하게 섞어 아크로바틱·액션·마술·군무·음악을 가미한 판타지액션연극이다. 광주시립극단은 2013년 ‘전우치전’을 시작으로 2014년 ‘전우치 시즌2-홍련의 전설’, 2015년 ‘전우치 시즌3-판도라의 書’, 2016년 ‘시즌4-뮤지컬 전우치’ 등 매년 여름철 ‘시민들에게 찾아가는 연극’, ‘도심 속 문화 휴가’를 테마로 화려한 무술과 군무가 어우러진 판타지 액션 연극 ‘전우치’를 선보여왔다.

4년만에 돌아온 이번 공연은 시리즈 다섯번째 작품으로 ‘바리공주 설화’를 매칭, 흥미진진한 줄거리 뿐 아니라 화려한 액션, 기발한 마술, 샌드아트 등이 어우러져 짜릿한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줄거리는 역병이 창궐하자 부모님와 백성을 위해 ‘바리’가 전우치에게 도움을 청하고, 역병의 해약인 ‘생명의 꽃’을 구하러 가는 험난한 여정을 그린다.

전우치는 매 시즌마다 국정원 댓글 사건·공직자 성희롱 사건·왕따·학교폭력·땅콩회항·삼포세대 등 사회의 쓸쓸한 단면을 날카롭게 풍자하면서도 유쾌한 해학으로 풀어내 시민들로부터 ‘사이다’ 공연이라는 호평을 받아왔다. 올해 역시 풍자가 더해진다. 주인공들은 ‘생명의 꽃’을 구하기 위해 저승 관문을 통과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지옥불에 빠져 고생하는 전두환·최순실·박근혜·이명박 등을 만나게 된다.

지난달 31일 광주문예회관 시립극단 연습실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들의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김지훈 광주시립극단 연출은 “바리공주 설화에 나오는 ‘역병’은 현재 우리사회를 혼돈에 빠뜨린 ‘코로나19’와 매우 흡사하다. 비슷한 상황 속에서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는 가족애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을 통해 하고 싶다”며 “연령에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온가족이 함께 즐기수 있는 유쾌한 무대를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년만에 돌아온 이번 공연을 통해 ‘연극 전우치’가 시립극단을 대표하는 작품을 넘어 ‘광주의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우치 시즌5-comeback with 바리’는 오는13일부터 22일까지 매주 목·금·토요일 광주 쌍암공원 야외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단, 우천시 취소.

올해 공연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안전을 우려하는 만큼 사전예약제로 이뤄지며, 1일 100명만 입장할 수 있다. 또한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할 예정이다. 공연장 방역 및 소독을 철저히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에 따라 객석 1자리씩 띄어앉기를 시행한다. 공연장은 마스크 착용, 손 소독, 체온측정, 문진표 작성 과정을 모두 거쳐야 입장할 수 있다. 사전예약은 광주문화예술회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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