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댐 초당 1천868t 방류…주민들 “수공이 피해 보상해야”

곡성·구례·광양 주민들 “재발방지위해 법적 대응해야”

수자원공사 “7월27일부터 지속적으로 방류…적법해”
 

집중호우가 쏟아졌던 지난 8일 오전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매화마을 모습. 도로와 섬진강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물이 차올랐다./사진=협성농산 CCTV 화면

“물 폭탄이 쏟아지는데 섬진강댐을 방류하는 게 맞는 겁니까? 섬진강 하류 주민들의 목숨이 걸린 문제인데 한국수자원공사의 안일한 대응에 책임을 지워야 합니다”

지난 7∼9일 전남 구례와 곡성, 광양, 경남 하동 등 섬진강 수계에서 발생한 최악의 홍수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면서 지역민들은 수자원공사의 댐 방류량 조절 실패에 따른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수해의 일차적 원인은 집중호우 때문이지만, 섬진강댐의 방류 시기 조절 실패로 뒤늦게 한꺼번에 많은 물을 흘려보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11일 한국수자원공사 섬진강지사에 따르면 최상류인 전북 임실군에 있는 섬진댐은 총저수량 4억6천600만t, 계획 홍수위 197.7m의 다목적댐이다.

섬진댐은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장마로 190m 이상 수위를 유지해 왔다. 수자원공사는 지난달 27일부터 간간이 내린 장맛비로 유입수가 늘자 초당 600t가량 방류하며 수위를 조절해 왔다.

하지만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400㎜ 이상이 내리면서 계획 홍수위를 넘어서자 수문을 열고 초당 800~1천t의 방류를 시작했다. 정오부터는 초당 최대 1천868t으로 방류량을 늘렸다.

그런데도 댐 수위는 1m 남짓 줄어든 196m에 그쳤다. 미리 방류를 하지 않고 많은 양의 물을 가둬놨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폭우가 내리는데다 많은 양의 물이 하류로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곡성과 구례, 광양, 경남 하동 일부지역은 주택가와 농경지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

실제 전남도가 11일 중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폭우 피해가 집중됐던 구례군과 곡성군은 각각 568억원과 539억3천만원으로 집계됐다.

구례는 주택 1천182채가 침수됐고 농경지 421㏊가 훼손됐으며, 곡성은 주택 148채와 농경지 560㏊· 축산 8만9천마리, 수산 570만마리가 피해를 당했다.

광양 다압면 일대도 농경지 침수와 도로가 유실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공공시설 피해도 구례에 집중됐다. 도로 2곳과 하천 3곳, 상하수도 23곳이 폭우에 무너져 공공시설 피해액이 477억3천 원으로 집계됐다.

전남도는 아직까지 집계가 덜 됐기 때문에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히고 있다.

졸지에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수자원공사의 방류 실패에 따른 인재라며 손해배상과 근본적인 피해예방 대책을 강력히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양 다압면의 한 주민은 “지난 1998년 지리산 대홍수 때도 이번처럼 섬진강 수위가 높이 올라가지 않았었다”며 “올해는 긴 장마로 댐이 가득 차 있었을 것이고, 집중호우가 예견된 만큼 일찍 방류를 했으면 홍수조절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자원공사의 잘못된 탁상행정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만큼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섬진강지사 관계자는 “7월27일부터 지속적으로 방류를 하는 등 계획 방류량 내에서 최대한 노력을 했다”며 “방류를 할 때도 영산강홍수통제서 승인 받은 다음에 실시하는 등 절차에 맞게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하류 홍수피해 문제는 물 폭탄이 쏟아지는 등 천재지변인면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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