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1천만시대-“믿고 맡길 수 있는 쉼터”

이·색·직·소-이색 직업소개 <8>애견호텔
“믿고 맡길 수 있는 반려견 휴식처”
동물행동교정사 등 전문가 상주
숙식부터 미용까지 맞춤형 서비스
불안한 견주 위해 CCTV설치·시청도

애견호텔 내부. /연합뉴스

널직히 펼쳐진 마당에서 강아지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다. 마당에는 터그놀이용품, 도그 어질리티(장애물훈련)기구 등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물건들로 가득차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자유시간이 끝나면 개별적인 목욕 서비스를 받는다. 물을 싫어하는 강아지도 따스히 받아진 목욕물에 담당 미용사들의 손길을 받고 있으면 편안한 모습을 보인다. 털이 고르지 않은 강아지들에겐 맞춤형 미용서비스도 제공된다. 이처럼 고된(?) 하루 일정이 끝나면 강아지들은 각 마련된 방에서 휴식을 취한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벽지와 푹신한 소파, 트윈침대에 부드러운 순면 이불까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고급호텔의 모습이지만 이곳은 반려견들의 쉼터 ‘애견호텔’이다. (각 호텔에 따라 환경은 달라짐)
 

애견호텔 방 내부. /연합뉴스

◇반려동물 천만시대

바야흐로 반려동물 천만시대다. 대한민국 국민 7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반려동물 관련 많은 직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애견호텔 역시 바쁜 현대인의 삶 속 니즈를 고려해 생겨난 이색적인 직종이다. 이곳에선 수많은 반려동물 중 가장 사랑받는 ‘개’의 행동과 심리를 분석해 강아지가 원하는 특급 서비스를 선사한다. 호텔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개별 냉난방 공간과 목욕, 미용, 식사서비스가 제공되며 관리를 위한 반려동물 전문가가 상주한다.

이용 강아지들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달도 해당 호텔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개별 공간이 중요하다. 이에 강아지들의 컨디션과 계절에 맞춰 개별 냉난방이 이뤄진다. 여기에 불상사를 막고 견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스마트폰을 통한 CCTV 시청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위탁 중에도 종종 와서 쉴 수 있도록 견주 휴식 공간도 마련하고 있는 추세다.
 

특식을 제공받은 강아지. /네이버블로그‘자연 속 애견호텔 알로하도그’

목욕서비스는 강아지의 모질과 피부 타입에 맞춰 운영된다. 사람이 건성·지성 등 피부 예민도가 다르듯 강아지들도 여러 피부타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강아지용 샴푸나 세정제도 비교적 자극이 적은 유기농 제품이 견주들에게 가장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미용서비스는 견주의 요청에 따라 진행된다. 이용 견종이 수백여 가지가 넘기 때문에 대부분 애견 전문 미용사가 상주해 있다.

식사서비스 역시 강아지의 상태에 맞춰 제공된다. 상당수가 평소 먹던 식사를 주지만 비만·피부질환·알레르기를 앓는 반려견은 따로 관리된다. 입맛이 없는 강아지에게는 특식을 주기도 한다.

이용료는 지역과 시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저렴한 곳은 2만원 선이며 특급은 10만원을 훌쩍 뛰어넘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지방은 2만 5천원에서 4만원, 수도권은 3만원에서 5만원 정도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여름휴가나 추석과 같은 명절에는 더 높은 이용료가 책정되기도 한다. 이런 특수시기에는 이용객들이 급증하기 때문에 한 달 전 예약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마당이 마련된 애견호텔. /네이버블로그‘희망비타민’

◇애견호텔의 전망과 창업방법

애견호텔(반려동물 위탁소)는 1인 가구나 자녀를 낳지 않는 부부(딩크족)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전망 또한 밝다. 특히 기계나 AI가 대체할 수 없는 분야를 다루는 직업이면서 동시에 정년이 없어 평생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개업은 각 자치구에 등록 후 운영하는 등록제 방식으로 이뤄진다. 업주는 동물관련 인터넷 교육을 수료하고 시설적인 부분을 완비해야 된다. 시설적인 부분은 위탁관리실과 고객응대실이 구분돼야 하며 안전을 위해 이중문과 잠금장치가 있어야한다. 또 돌발상황을 대비해 CCTV를 필히 설치해야 한다.

애견호텔은 전국적으로 어림잡아 1천여 곳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저 하룻밤 머물렀다 가는 숙박의 개념보다는 훈련까지 함께 진행하는 하이브리드형 애견호텔이 인기가 높다.

최근 각광받으며 폭발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많은 곳에서 얕은 지식으로 인한 폐업이 일어난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단편적인 부분으로 애견호텔을 열기보다는 장기간 본인의 자질과 관심을 재확인하며 고심해야 성공률이 높다.
 

애견호텔 마당에서 강아지들이 뛰어놀고 있다. /네이버블로그‘자연 속 애견호텔 알로하도그’

말 못하는 반려견이 생활하는 곳인 만큼 해당 반려견 전문가 상주가 요구된다. 대표적인 반려견 전문가로는 반려동물행동교정사가 꼽힌다. 반려동물행동교정사는 반려동물의 그릇된 행동이나 문제점을 교정하는 일을 담당한다. 많은 반려견이 주인과 잠시라도 떨어져 잇으면 불안감을 드러내기 때문에 교정사는 불안장애 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해결책이나 교정법을 제시해 행동을 바로잡아 준다. 이와 함께 반려견의 행동을 관찰하고 다른 호텔 이용 강아지들과 마찰이 없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임이라 반려동물행동교정사가 강아지를 대상으로 퍼피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남도일보DB

이에 많은 애견호텔 업주들이 반려동물행동교정사 자격증 취득 후 개업한다. 반려동물행동교정사가 되기 위해서는 민간 기관에서 시행하는 반려동물행동교정사 자격증에 응시하는 방법이 있다. 관련자격증인 반려동물관리사·반려견지도사·클리커트레이너·반려동물매개심리상담사·도그워커 등 관련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하는 것도 전문성을 다져 호텔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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