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코로나 확산세 심상찮다”
도내 감염자 수 8월 총 74명 급증
특정지역 넘어 동시 다발적 발생
확진자 급증 대비 병상 확보 시급
내달 말 추석 ‘황금연휴’ 앞두고
이동제한 등 대책 요구 목소리 커

강영구 전라남도 보건복지국장이 27일 오전 도청 브리핑룸에서 전남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전남도 제공
화순군은 코로나19 전국적인 재확산에 대응해 관내 민간 체육시설 34곳에 대해 일제 방역에 나섰다. /화순군 제공.

지난 주말(21일~23일)을 기점으로 전남지역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순천 등 전남 동부권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이 눈에 띄지만 화순, 담양 등 여타 다른 지역들에서도 확진자 보고가 잇따르면서 사실상 방역 경계가 무의미해진 상황이다.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하면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행정적 조치가 시행중이지만 한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때까지 확산세를 막지 못할 경우 대유행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 지역 감염확산

전남도에 따르면 현재(27일 오후 5시 기준) 전남지역에는 모두 117명(해외유입 26명 포함)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해외유입 사례를 제외한 지역감염자이거나 이로 추정된 경우는 91명(감염경로 조사 중 포함)인 것으로 잠정 분석됐다.

문제는 올초 코로나19 발생 초기 1~2명씩 산발적으로 감염자가 보고됐지만 8월부터 순천을 중심으로 지역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담양 등 나름 코로나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지역들까지 감염자가 보고되자 지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는 모양세다.

실제로 전남도가 공개한 월별(해외 유입자 제외) 코로나19 발생 집계현황을 보면 2월 6일 전남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월 ‘3명’, 3월 ‘5명’, 4~5월 ‘0명’, 6월 ‘3명’, 7월 ‘6명’이었던 것이 8월 들어 무려 74명이 집중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순천에서는 이달에만 총 50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이 중 46명은 21일(금요일)부터 주말을(22일 토요일~23일 일요일)기점으로 쏟아져 나왔다. 또 8월에만 광양(7명), 진도(5명), 곡성(3명), 화순(3명), 무안(2명), 영광(2명), 나주(1명), 담양(1명)등 지역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타나는 상황. 전체 22개 시·군 중 절반에 가까운 9개 시·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 된 셈이다.

전남은 7월 이전까지 전국 타 시·도들에 비해 확진자 발생 비율이 낮아 나름 코로나 청정지역이란 타이틀을 자랑삼아 내세웠지만 불과 며칠 사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부족한 의료 인프라 ‘덫’될까

코로나19 감염 상당수는 사람간 접촉서 비롯된다. 특히 실내 좁은 공간에서의 감염 속도가 여타 감염병과는 비교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서울 방문판매 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순천의 경우 지난 23일 코로나 확진 40대 여성(순천 15번·전남 75번)이 지역 유명 휘트니스센터(청암휘트니스앤스파)를 이용한 뒤 이곳에서만 코로나19 감염자 14명이 대거 발생한 것은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즉 사람간 호흡이 수시로 이뤄지는 곳에서는 장소불문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까지도 짧은시간 한명의 감염자로 인해 수 십에서 수 백명의 감염자가 한꺼번에 발생하는 n차 감염이 이어질수 있다는 의미다. 의료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큰 부담이다.

현재(26일 기준) 도내 치료 병상 수는 167병상(순천의료원 89병상·강진의료원 78병상)으로 알려졌다. 아직 여유 병상수는 93개정도여서 여유는 있다는 것이 전남도 측 설명이지만 순천 사례처럼 하룻밤 사이 언제든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수 있다는 점을 보면 추가 병상 구축을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서울 방문판매 확진자로 촉발된 순천 대규모 코로나 감염자 경로. /전남도 제공

◇깜깜이‘샤이’ 감염자 부담

현재 전남 지역 확진자 중 3명 정도가 감염 경로가 정확하지 않은 ‘감염자’로 분류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고 이동 동선이 복잡하지 않아 방역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언제든 발생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인적 일탈이나 사회적 비난 등을 이유로 자신의 동선을 감추려는‘샤이감염자’ 혹은 어디서 감염된지 모르는 ‘깜깜이 감염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은 절실해 보인다. 이들의 거짓이나 진술거부 및 혼동 혼선이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일순간 무너뜨릴 수 있어서다.

실제 광주에선 한 확진자가 나주 모 유명워터파크를 방문했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서울 광화문집회 참여했던 사실이 밝혀지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또 화순 거주 한 확진자 역시 광화문집회 참석했던 사실을 제때 진술하지 않았다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이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다. 광주시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던 한 직장인도 광주 상무지구 한 유흥업소 출입 사실을 감췄다가 나중에서야 사실을 밝혀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는 당장 오는 9월 30일부터 닷새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는 방역에 있어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전남 지역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진 대체휴일과 함께 휴가 기간이 겹쳤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만약 깜깜이 감염자들을 포함, 추석명절 기간 대규모 인구이동이 이뤄질 경우 이같은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은 농후하다. 일각에선 아예 명절기간 동안 이동자체를 막자는 주장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 한 보건소 관계자는 “아직 명절 연휴와 관련해 뚜렷한 대책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각도로 논의 중에 있다”며 “코로나19는 사람간 감염이 이뤄지는 만큼 단순히 소독 및 방역 작업만으로 막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행정기관의 준수사항을 잘 지켜주시고 시민들 한분 한분이 감염병을 막는다는 생각으로 다중이 모이는 시설이나 모임은 될 수 있으면 피해달라”고 조언했다.

중·서부취재본부/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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