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는 피해자들은 따로 관리

“아버지가 기아차 임원” 거짓말에 속았나
<기아차 광주공장 취업사기>
잠적한 용의자 기아차 조끼 입고
피해자들 만나며 취업 안심시켜
의심하는 피해자들은 따로 관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전경.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취업을 미끼로 돈을 가로챈뒤 잠적한 30대 남성 A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기아차 임원이라며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있는 모 교회 목사 B씨와 A씨가 사기를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27일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취업사기 피해자들에 따르면 A(36)씨와 B목사는 지난 2018년부터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 취업시켜줄테니 보증금을 달라”면서 “채용인원수를 맞춰야만 채용이 되니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피라미드 형식으로 피해자들을 끌어모았다. 이들의 속임에 넘어간 피해자들은 친구와 친척 등 3~4명씩을 B목사에게 소개시켜줬고, B목사는 광주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 있는 평소 알고 지내던 목사들에게 비슷한 수법으로 수백명의 피해자들을 더 끌어모았다. B목사는 이들로부터 보증금 명목으로 각각 3~5천만원을 받아 A씨에게 전달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B목사가 A씨에게 피해자들을 소개해준 뒤 A씨로부터 소개비 명목으로 소개인원당 3~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사기를 의심하는 이들에게는 “걱정말라, 곧 취업될 것이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안심시키고, 의심하지 않는 이들에겐 따로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등 피해자들을 분류해 관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씨는 기아자동차 관련 조끼를 입고 피해자들을 만나 “아버지가 기아차 임원이다”고 말하는 등 사기를 의심하는 피해자들을 안심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 피해자는 “A씨와 B목사가 서로 취업사기 범죄를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 B목사가 A씨로부터 소개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A씨와 B씨는 20여년 동안 알고 지냈는데 어떻게 사기를 모를수 있겠느냐, 목사도 공범이라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인터넷방송에서 자신을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인터넷 개인방송 BJ들에게 수억원을 후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유명 BJ들에게 수억원 상당의 별풍선을 후원하는 등 이른바 ‘큰손’으로 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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