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예술가·청년들로 활력 넘쳐

원주민·예술가·청년들로 활력 넘쳐
남도일보 기획 - 사회혁신 현장을 가다
(18)주민이 함께 만든다…청춘발산마을
문화예술 공존하는 마을재생 모델, ‘빛나는 청춘발산 주민협의체’ 운영
마을공동체 가치 사회적경제로 발산,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쇠퇴한 달동네
재개발 아닌 본래 모습 토대로 가꿔, 광주지역 대표적인 명소로 거듭나

1980년대를 연상케 하는 광주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불리는 ‘발산마을’이 수년간에 걸쳐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인 ‘청춘발산마을’로 재탄생했다. 사진은 발산마을 주민들이 부뚜막 공동체 밥상을 차리고 있는 모습. /청춘발산마을 제공

발산마을은 1980년대를 연상케 하는 광주의 대표적인 달동네다. 발산마을은 1970~80년대 방직공장이 인근에 생기면서 방직공장 여성 노동자들의 배후 주거지로써 애환과 추억이 깃든 곳이다. 1990년대 이후 도심 공동화 현상과 방직공장의 쇠퇴로 마을 여공들이 떠나면서 점차 빈집이 늘어났으며, 이곳에서 청춘을 바친 어르신들만 남아 삶의 터전을 지켜왔다.

이런 발산마을에 수년간에 걸쳐 이뤄진 변화로 최근에는 ‘청춘발산마을’이 고유명사처럼 불리고 있다. 현재는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지역에서 손꼽히는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인 ‘새뜰마을사업’ 등으로 종합적 마을재생사업을 추진한 발산마을을 통해 혁신적 가치를 발산하고 있다.
 

광주 서구 청춘발산마을 입구에는 마을지도가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청춘발산마을 제공

◇변화의 시작…문화발산 마을

발산마을의 시작은 2007년 발산마을 미술프로젝트와 2014년 마을미술프로젝트를 진행한 예술작가들다. 예술가들은 마을이야기를 담은 예술 작품을 만들어 설치했고, 이를 주민들이 관리하는 방식으로 작가들과 주민은 공존해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됐다.

발산마을에 공공미술프로젝트를 비롯한 기업의 참여와 마을 거주민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면서 문화와 어우러진 마을의 모습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특히 프로젝트가 끝났지만, 작가들은 동네를 떠나지 않고 동네창고인 예술공유공간 ‘뽕뽕브릿지 갤러리’를 마련하고 예술공방촌을 형성했다. 주민협의체에도 주민의 일원으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 발산은 쓰레기 수거통마저 문화적이다. 현대차 지원을 의미해 현대차 옛차 ‘포니’ 모양을 본떠 동네 어귀에 설치했다.

◇뜰발산, 가마솥부뚜막공동체를 이루다

도시 내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을 지원하는 ‘새뜰마을사업’이 진행된 곳 중 우수사례로 손꼽히는 발산마을은 현대차 사회공헌으로 청춘발산사업도 통합 추진됐다. 우여곡절 끝에 광주의 대표적인 주거 낙후지역에서 청년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발산의 새뜰마을 사업은 어르신 주민들이 모이는 공간인 ‘샘물경로당’을 거점공간으로 하고 있다. 이는 주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샘물경로당을 개보수해 ‘가마솥 부뚜막 공동체’ 활동은 주민공동체의 참여를 가능하게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민과의 소통의 힘으로 폐쇄된 구립 어린이집을 정비해 주민들과 함께 ‘마을회관’을 건립했고, 1층 카페와 2층 교육실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소득 창출 기반 구축과 주민역량을 강화하고자 새뜰마을학교를 운영해 ‘부뚜막공동체밥상’과 ‘행복뜨개질’ 등 소득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청춘발산마을 구석구석에는 마을을 설명하는 글들이 건물 외벽 곳곳에 있다. /청춘발산마을 제공

지난 2015년 현대자동차그룹과 공공프리즘이 함께 진행했던 청춘발산마을 사업으로 폐·공가들은 희망찬 청춘의 옷을 입고 재탄생했다.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한 청춘들에게 그들만의 공간을 빌려주는 것이다. ‘청춘빌리지’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발산마을은 공·폐가와 나대지를 활용해 청년창업식당과 마을전망대, 주민커뮤니티센터, 주차장, 텃밭 등을 조성하여 청년과 어르신이 어우러지는 모범적인 마을이기도 하다. 청춘발산마을은 마을재생사업을 통해 젊은 패기와 노년의 지혜, 과거와 미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혁신적인 마을공동체임을 다시 확인하게 하고 있다.

◇빛나는 청춘발산 주민협의체

주민협의체와 샘물경로당의 주민리더와 함께 마을로 아예 들어와 마을사람이 된 문화예술활동가, 새뜰마을 총괄코디네이터와 현장센터 활동가, 청춘발산마을사업을 운영했던 청년기획자들이 잘 얽히고 섞여서 새로운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새뜰마을사업 추진당시 구성된 ‘양3동 새뜰마을 주민협의체’는 마을주민과 예술가공동체, 청년공동체, 자원봉사단체들의 협력체인 ‘빛나는 청춘발산 주민협의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는 주민자치형 마을관리협동조합의 모델로 주목된다.
 

청춘발산마을에는 다양한 그림과 볼거리로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청춘발산마을 제공

발산새뜰마을사업 현장팀장 역할을 했던 시화문화마을연구소 오영훈 팀장은 “발산마을의 특징은 재개발 방식이 아닌 마을의 본래 모습과 정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기존에 가지고 있는 자산을 활용해 스스로 자립하고 마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발산마을은 수많은 사업이 끝나고 ‘빛나는 발산마을 협의체’를 통해 원주민과 예술가, 청년들이 함께 먹고 사는 문제까지 함께 해결하는 계단을 오르고 있는 중이다”며 “발산마을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데 성공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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