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손잡고 가는 세상이 아름답다.

양성관(동강대학교 교수)

인류의 역사는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시점으로 기원전과 기원후(AD와 BC)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그의 칼럼에서 인류의 역사는 ‘코로나 이전의 세계와 이후의 세계’로 나뉜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인류는 지금까지 우리가 예견할 수 없는 아주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9월 2일 현재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코로나 확진자가 2만 명이 넘었고, 사망자는 326명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는 확진자는 2천500만 명이 넘었고, 사망자는 85만 명에 이른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올해 초에 시작된 코로나가 발생 8개월이 지난 9월 2일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황에서도 확진자나 사망자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백신 개발을 준비하고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종 바이러스(RNA)이기 때문에 백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언제 또 다른 형태의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날지 몰라, 코로나바이러스가 언제 종식될지 걱정스럽다.

이처럼 매일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 변화를 한 단어로 정리한다면 필자는 ‘불평등의 심화’라고 본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우리 사회 곳곳에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불평등의 사례를 살펴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코로나로 인한 불평등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그 첫째는 경제적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말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영업 손실에 아우성이다. 각종 모임이나 행사가 제한받고, 다중시설, 학교, 음식점과 제과점, 학원, 공연장, 요양시설 등의 운영이 중단되거나 제한을 받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언제 끝날지 몰라, 이들 업소는 휴업을 하거나 심지어 폐업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개인 자영업자들 생활은 갈수록 힘이 드는 반면, 코로나바이러스 기간인 올해 상반기 동안 유명 백화점의 해외 명품 고가브랜드 판매는 오히려 상승했다고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은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경제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두 번째는 불평등은 교육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등학교가 대부분 부분 등교를 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영·유아가 있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긴급 돌봄 신청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학생들이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은 집이나 가까운 독서실, 스터디카페에서 혼자 공부를 한다. 그러나 부잣집 아이들은 이 기간 동안 학원에 다니거나 고액과외를 받아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 성적차가 더욱 커진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코로나 이전의 고사성어라는 것이다.

세 번째는 가난한 노숙자나 쪽방촌 빈민, 양로원 등 사회적 약자들은 코로나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얼마 전 어느 노숙자가 버려진 마스크를 줍는 모습을 TV 뉴스를 통해 접하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10여 명이 공동 화장실 하나를 이용하거나, 햇빛과 바람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창문을 가진 쪽방촌이나 고시촌의 밀집가구는 상대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도가 크다고 본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에 놓인 계층이 많다.

우리는 여기서 짚고 가야 할 것이 중요한 것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식당이 문을 닫는다면 아무리 돈 많은 부자라도 굶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집단감염과 n차 감염이 지속된다면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또한 지난달 말 서울 지하철 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문제로 난동이 일어났던 사건이 언제, 어디에서 또 발생할지 사회적 불안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러한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함께 손잡고 가야 한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우리의 삶이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더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나보다 약한 자를 짓밟아 왔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이전에 행해졌던 적대적 관계를 벗어버리고 함께 나누며 함께 손잡고 가야 한다. 가진 것을 함께 나누며, 오르지 못한 자에게 내 자리를 내어줄 때 우리는 행복 할 수 있다. 의사와 환자가 함께 가야하고, 종업원과 사장이 함께 가야하며, 서민의 아픔을 보듬으며 정치인은 국민과 함께 가야 한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해야 하며, 세계 온 인류가 함께할 때 지구는 행복해질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문제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전체가 함께 손잡고 가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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