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특별기획-18살 청소년의 힘겨운 홀로서기
⑤자립역량강화 위한 자격증취득지원
“우리가 응원할게~너의 꿈을 펼쳐봐!”
사각지대 없는 아동자립프로젝트
고교 보호대상아동 6명 선정해
바리스타 등 총 500만원 지원

만 18세, 이른 나이에 사회로 나가야 하는 보호대상 아동에게 자립 준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일정기간 동안 경제적 지원 등을 하고 있지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끝난 이후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서 취업이 우선시 된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취업문은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다. 고(高)스펙자들도 취업문을 넘지 못해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호대상 아동의 경우엔 취업준비를 위해 자격증 취득을 하고 싶어도 경제적 여력이 부족해 쉽사리 도전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와 광주아동복지협회 광주아동자립지원전담기관에서는 ‘광주형사각지대없는 아동자립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보호대상아동이 보호시설 퇴소 후 사회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뒷받침 하기 위한 자립역량강화를 위해 ‘자격증취득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자격증 취득지원사업’은 올해 상반기 보호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한 욕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립역량강화의 1순위에 해당하는 자격증 취득을 위해 마련됐다. 고교 보호대상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이번 ‘자격증 취득지원사업’은 기존의 지원 사업과는 달리 자격증 지원 범위를 취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한정시켜 보호아동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자립역량강화를 하고자 했다.

또한 보호대상아동이 자격증 취득준비 과정에서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대해 고민해 보고 면접, 포트폴리오 작성 등을 통해 자격증취득에 대한 동기와 의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보호대상아동의 꿈과 희망을 지원하는 만큼 이번 사업은 경쟁률이 치열했다. 더욱이 자격증 지원여부가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지원사업에 참여한 아동들의 면접 분위기도 사뭇 진지했다.

당초 대면 면접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영상면접으로 대체됐다. 영상면접임에도 불구하고 지원 아동들은 각자의 상황에서 진로를 찾고 꿈을 향해 나아가고자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그 결과 양육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는 고교생 6명을 선정해 총 500여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자립을 위해, 또는 꿈을 향해 도전하고자 하는 보호아동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바리스타를 꿈꾸는 오창근(고교 3년)

커피의 매력에 빠져 ‘바리스타’를 꿈꾸는 고3 졸업반 오창근입니다. 저는 자립을 앞두고 진로 고민을 하던 중 제가 좋아하는 커피와 디저트 등을 직접 배워 관련 분야에 취업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게 됐습니다. 특히 바리스타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과 정보 검색, 학원 상담 등을 받으면서 목표의식과 생동감을 느끼게 됐고 점차 이러한 것들이 꿈을 꼭 이뤄야겠다는 강한 계기로 전환됐어요. 무엇보다도 자격증 취득지원사업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게 돼 꿈을 향한 한 걸음 더 내딛게 된 것 같습니다. 바리스타를 시작으로 디저트, 제빵제과 등 관련 자격증도 취득해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최종 목표에요.

◇회계사무원을 꿈꾸는 김사랑(고교 3년·여)

졸업 전 전산회계 1급과 전산 세무 2급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고3 여고생입니다.

자립을 앞두고 제 삶의 첫 번째 목표는 ‘취업’을 하는 것이에요. 고교 진학 후 남들보다 특별히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특수 전공인 ‘세무 관련 학과’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전공을 살려 취업할 수 있는 ‘회계 사무원’을 희망하게 됐죠. 기업에서 이뤄지는 수입 및 지출 등 모든 거래 내용을 기록 정리하는 회계 업무 보기 위해선 전산회계 1급과 전산 세무 2급이 실무에 도움이 되고 유용하다고 합니다. 더 빠른 취업을 위해 오는 10월과 11월 시행 예정인 시험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은행원을 꿈꾸는 김민섭(고교 2년)

남들에겐 거창하고 훌륭한 직업이 아닐 수 있지만 저에게 있어 ‘은행원’은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어릴 적 방문한 은행에서 본 은행원의 모습은 고객이 맡긴 돈을 관리하고, 예금 출금 및 금융상품 등을 안내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고 대단한 사람처럼 비쳐 아직도 그 기억이 잊히지 않아요.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색다른 매력을 가진 은행원이 되기 위해서 저는 다양한 금융 업무 수행을 위해 금융관련 상식을 키우기 위해 경제 기사, 신문 등을 읽고 관련 내용에 관해 공부하며 기본적인 금융 상식을 쌓고 있습니다.

◇공기업 입사를 꿈꾸는 박초롱(고교 2년·여)

저는 보육시설과 후원자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또 다른 어려운 이웃들에게 되돌려 주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취업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공기업에 취업하고 싶은 이유는 어릴 적 헤어진 부모님께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고 잘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 때문이에요. 낳아주신 부모님을 찾게 된다면 어엿하게 성장한 제 모습을 보고 키우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더욱 반듯한 직장을 갖고 싶어요. 또한 보호시설에서 함께 자란 동생들에게도 모범이 되는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통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고 싶어요.

◇한식조리사를 꿈꾸는 윤창호(고교 1년)

음식의 멋과 맛을 동시에 발휘할 수 있는 한식조리사를 꿈꾸는 고등학교 1학년 윤창호(가명)입니다. 저는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아 음식을 먹을 때면 음식의 색·맛·생김새·재료 등을 하나씩 확인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요리학과가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싶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 적성과는 다른 학과를 선택했지요. 그러나 요리사라는 직업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순 없었어요. 그러던 중 보호사 선생님의 권유로 ‘자격증 취득지원사업’을 알게 됐고, 꿈을 향해 한걸음 내디딜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쁩니다. 저는 접시 위에 예쁘게 담긴 요리가 아닌 오감을 자극하는 그런 요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특히 한식, 음식을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를 세계의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IT 전문가를 꿈꾸는 김성수(고교 1년)

VR(가상현실), AI(인공지능),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 IT 분야전문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인력이에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분야에 관한 관심과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다가올 사회 속에서 가장 큰 비전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특히 현재 공부하고 있는 전공분야와도 관련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진로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졸업을 2년여 앞두고 있지만 차근차근 준비해야 꿈을 향해 힘찬 도약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복이 있다’는 말처럼 꿈을 향해 지금부터 부지런히 노력하고 싶어요.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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