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런 물결 모양…이름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나방
장수교 ~용산교 이르는 광주천 천변도로서 발견
담쟁이덩굴 잎에 붙으면 식별이 전혀 안될 정도
알에서 초령·중령·종령 과정 볼수 없어 아쉬움

남도일보 특별기획 = 이정학의 ‘신비한 자연속으로’<6> 애기잔물결자나방

 

광주 용산동에서 발견된 애기잔물결자나방.(2020년 6월 1일)
사진 1-1 애기잔물결자나방 애벌레 (7월 22일, 용산동)
사진 1-2 애기잔물결자나방 번데기(7월 23일, 용산동)
사진 1-3 애기잔물결자나방번데기(7월24일 용산동)
사진 1-4 애기잔물결자나방 번데기(7월 26일, 용산동)
사진 1-5 애기잔물결자나방(7월30일, 용산동)
사진 2-2 애기잔물결자나방애벌레(8월10일, 용산동)
사진 2-3 애기잔물결자나방애벌레(8월13일, 용산동)
사진 2-4 애기잔물결자나방(8월3일 용산동)
사진 2-5 애기잔물결자나방(8월3일, 용산동)
사진 2-6 애기잔물결자나방(8월3일, 용산동)
사진 2-7 애기잔물결자나방 탈피각(8월3일, 용산동)

광주 동구 용산동 용산교 근처에는 담쟁이덩굴이 많다. 남광주를 지나면 용산교까지 광주천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많은데 장수교부터 용산교에 이르는 좌안에 특히 그렇다. 천변도로를 확장하면서 하천 쪽으로 구조물을 만들어 도로를 넓혔고 그곳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형성되어 있다. 도로를 건너면 바로 산으로 연결되어 생태가 양호한 편이다. 지난 6월1일 잔잔한 물결 무늬가 멋져 보이는 녀석을 만났다. 이름을 몰라 한참동안 도감을 뒤져 겨우 알아냈다. 이름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애기잔물결자나방이다.

이 녀석의 애벌레는 어떻게 생겼을까? 분명 이곳에 애벌레가 있을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느 도감에도 없으니 생김새도 알 수가 없다. 뭔가 색다른 녀석이 없나 담쟁이덩굴을 열심히 뒤지다 처음 본 녀석(2020년 7월 22일)을 발견했다. 줄기에 붙어 있으면 거의 식별이 안될 정도다. 하루 뒤, 담쟁이덩굴잎에 엉성하게 줄을 치고 번데기가 되어 버린다. 허운홍 선생께 물어보니 처음 본 녀석이라며 관찰해보라 하신다. 바로 사육통에 녀석을 옮기고 매일 오전, 오후 두차례 녀석과 눈을 맞춘다. 3일(2020년 7월 26일)이 지나니 완연한 번데기가 되어 제법 나방 형태를 갖춘다. 뚜껑을 열때마다 조금씩 움직임을 보인다. 잘 지내고 있는것같아 안심이다.

애벌레 발견후 곧바로 번데기가 되어 버려 정확한 애벌레의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웠는데 운 좋게 또다른 녀석을 발견(2020년 8월 10일)했다. 다양한 모습을 담을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알에서부터 초령, 중령, 종령으로의 과정을 볼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 모든 과정을 관찰하려면 여러마리를 사육하여 우화시켜 짝짓기후 알을 받아야 하는데 나 같은 아마추어는 감히 엄두를 낼수도 없다. 강원도 횡성군에 있는 홀로세생태연구소에서는 일부 종에 대하여 그렇게 하고 있다.

집으로 데려와 관찰하다 다시 채집했던 곳으로 옮겨 관찰을 계속한다. 이 녀석 말고도 많은 녀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담쟁이덩굴에서 볼수 있는 녀석들을 만날 수 있는 최상의 장소인 것 같다.

언제쯤 우화할까 기대하며 다른 녀석들을 찾고 있는데 반가운 녀석이 보인다. 두 번째 모습을 보여주는 애기잔물결자나방(2020년 7월 30일)이다. 녀석은 이름을 잘 지은 것 같다. 나만의 느낌인지 몰라도 자연스럽게 물결이 떠오르니 말이다. 나방을 찾아다니면서 매번 느끼는 것은 이름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처음 대했을때의 느낌이 이름에 반영된다면 좀더 나방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을까?

2020년 8월 3일, 드디어 녀석이 우화했다.

완전히 번데기가 된지 9일만이다. 담쟁이덩굴에서 찾은 녀석은 바로 애기잔물결자나방 애벌레였던 것이다. 더 많은 어른벌레 사진을 담으려 했으나 샬레 뚜껑을 휙 날아가 버린다. 아마도 새벽에 우화하여 충분히 날개가 말랐나 보다.

어른벌레를 처음 봤던곳에서 애벌레를 찾았고, 애벌레와 어른벌레를 짝지을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담쟁이덩굴을 먹이식물로 하는 녀석들을 최대한 이곳에서 찾아볼 생각이다. 줄박각시애벌레, 주홍박각시애벌레는 벌써 보인다. 또 어떤 녀석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사진/이정학 숲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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