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남도일보 오치남의 우다방 편지-광주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정과 서민들의 절규오치남<이사대우, 정치·총괄데스크>

남도일보 오치남의 우다방 편지-광주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정과 서민들의 절규
오치남<이사대우, 정치·총괄데스크>
 

16일자 오치남 이사대우
오치남 이사대우

광주 곳곳에서 제발 가게 문이라도 열게 해 달라는 절규가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당장 먹고 사는 데 큰 지장을 받을 만큼 생계 위험에 놓였다. 오죽했으면 실내골프연습장 업주가 지난 9일 오후 광주시청 앞에서 흉기 자해 시도 소동까지 벌였을까? 이 업주의 요구는 단 한가지였다. 방역수칙과 수용인원 제한 등 방역 당국의 지침을 반드시 지킬테니 영업만이라도 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광주광역시가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 준 3단계(2.5단계)를 20일까지 연장하면서 빚어진 비극이었다. 이어 다음날 스크린골프협회가 시청을 방문, “스크린골프장은 다른 실내체육시설과 운영이 상이한 만큼 전면적인 영업금지 외에 다른 범주로 해석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집합금지 해제를 요구했다. 광주태권도장협의회도 집합금지를 풀어달라고 요구하는 등 자영업자들의 절규는 극에 달했다. 하지만 광주시와 방역당국은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민생 보다는 시민 건강이 우선이었다. 광주 지역감염 확진자가 7일 12명에 이어 8일 17명으로 9월들어 가장 많이 나온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의 절규는 광주만이 아니었다. 거리두기 2.5단계를 유지했던 수도권도 마찬가지였다. 갈수록 국민적 저항이 커지자 정부는 13일 오후 “2.5단계였던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4일부터 27일까지 2주간 2단계로 조정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4일 수도권 방역조치 조정과 관련, “거리두기 2단계를 더욱 철저히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전문가들과 현장의 의견을 종합해 내린 현실적 방안”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서민층 생업시설과 영업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방역의 긴장을 지켜나가면서 한계 상황에 처한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생업을 포기하지 않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은 정부의 수도권 2단계 완화 발표 몇 시간 전에 “안정세가 계속 유지되고 방역시스템 내에서 관리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준 3단계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시는 다음날 2단계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수도권보다 하루 늦은 셈이다. 이미 광주 지역감염 확진자는 진정세를 보였다. 9일 5명, 10일 7명, 11일 3명, 12일 2명, 13일 3명 등 닷새 연속 한 자릿수를 유지했다. 방역당국의 헌신과 시민들의 희생·협조 덕분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광주지역도 오는 20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유지된다. 그러나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비명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300인 이상 대형학원·놀이공원·공연장·민간(공공 제외) 실내체육시설·야구장·축구장·청소년 수련 시설·멀티방·DVD방 등 집합제한으로 완화된 시설은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 이를 위반하거나 확진자가 나올 경우 다시 집합금지로 변경된다.

대형학원을 비롯한 모든 학원과 실내 체육시설, 키즈카페, 견본 주택은 10인 미만으로 운영해야 한다. 멀티방·DVD방·공연장은 4㎡당 1명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실내 체육시설, 야구장·축구장에서는 공용 샤워시설, 실내 흡연 시설 운영을 할 수 없다. 실내골프연습장·스크린 야구장·당구장·볼링장 등은 이용 시 실별·레인별 2인 이하만 허용된다.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뷔페, 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류),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종교시설, 대학운영 실내체육시설 및 생활체육동호회 집단체육활동, 목욕탕·사우나, 기원(棋院) 등은 여전히 집합금지에 묶여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광주시의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시장이 15일 244억원 규모의 제9차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으나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미지수다.

이젠 문 대통령의 말대로 코로나와의 전쟁은 장기전이다. 방역이 먹고 사는 문제까지 해결해 주지 않기 때문에 방역과 민생이 함께 가야 한다. 특히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는 가장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1·2·3단계별 기준 및 조치 사항, 방역수칙 등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 마침 정부도 재정비 방침을 밝힌 만큼 광주 실정에 맞게 탄력적인 재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 광주시의 코로나 대응 정책이 민관공동대책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고 하지만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걸맞는 결정이었는지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서민들에게 무작정 희생만을 강요하지 않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보다 세심한 부문까지 보듬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그동안 보여준 시민들의 희생과 인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광주지역도 일상 생활 곳곳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과 ‘조용한 전파’ 양상을 보이고 있다. 0.1%의 안일함이 99.9%의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다. 앞으로도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해 방역 수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주역은 행정이나 방역 당국이 아닌 시민들이다.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치남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