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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철 광주마당 이사장의 남도일보 월요아침-나는 멸종에 저항한다
나는 멸종에 저항한다

이민철((사)광주마당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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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멸종에 저항하기로 했다. 지구가 계속 인류에게 신호를 보내오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 그렇게 살거라면 어쩔 수 없지’ 하면서 가뭄과 홍수와 태풍, 폭염과 산불이 전례 없이 강해졌다. 과학자들 대부분이 기후재난은 이미 시작되었고, 그 원인이 화석연료에 기반한 문명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1%도 안 되는 극소수 과학자가 지구가 간빙기여서 온도가 높아지는 게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불과 100년 동안 1도가 오른 것을 설명할 길이 없다.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기후가 안정성을 벗어난 것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지구 전체가 온실처럼 변했는데,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는 한 번 배출되면 100년 동안 사라지지 않는다. 100년 동안 썩지 않는 쓰레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기후위기는 작년에 배출된 온실가스 때문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누적된 온실가스의 영향이다. 지금 당장부터 인류가 마음을 바꿔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줄인다 해도 수년~수십 년간 기후재난을 피할 수 없다.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기후재난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기후운동의 현실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기후위기, 기후재난을 막는 것일까? 과학자들은 이미 그 선을 넘었다고 한다. 한 편으로 기후재난에 대비하고 약한 사람들을 재난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매년 폭염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번 폭우에 물에 잠긴 집과 논은 가난한 사람들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내년부터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을 재난 대응에 배치하고, 기후복지 등 새로운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지구의 온도상승을 회복 가능한 수준에서 멈추는 데 인류의 모든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서 발표한 온도는 1.5도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다. 이미 1도가 올랐고 이제 남은 온도는 0.5도다. 과학자들은 1.5도를 넘으면 기후의 안정성이 완전히 깨져서 회복 불가능해지고, 인류가 감당할 수 없는 재난이 벌어질 것이라고 한다. 지구 역사상 여섯 번째 멸종에 대한 경고다. 그런데 인류가 지금처럼 생활하면 7년이면 1.5도를 넘게 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가장 약한 생물종들이 멸종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병이 계속 출몰하고 있다. 인류 안에서도 가장 약한 사람들부터 쓰러지고 있다. 가장 저지대의 땅부터 물에 잠기고 있다. 영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멸종저항이라는 단체가 있다. 지금은 세계적인 조직으로 성장했다. 활동방식에 논란이 크지만 그만큼 급박하고 절실하다.

나도 나만의 방식으로 멸종에 저항하기로 했다. 일단 온실가스의 주범인 육식을 멈추고, 개인용 차를 멈췄다.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고, 비행기 여행은 이제 사전에서 지웠다. 도시의 차선을 지우고 그 땅에 나무를 심고, 걷는 길과 자전거길을 넓히도록 행동하고, 기후위기의 가장 큰 원인인 석탄화력발전소를 멈추고, 햇빛발전소와 풍력발전소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계획이다.

기후위기를 부채질하는 정치와 기업에 비폭력 불복종으로 맞서는 운동을 하고 싶은데 이 일은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필요하다. 한국의 10대 기업이 한국 사람 전체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고, 정치는 이들의 영향력 안에 있기 때문이다. 탄소세를 만들고, 온실가스 제품과 기업에 불매운동을 벌이고, RE100 기업과 탈탄소 산업에 힘을 실어가면서 변화의 길을 모색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힘으로 얼마나 바꿀 수 있겠냐며 절망과 무기력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 현실을 보면 사실 참 절망적이다. 하지만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고, 한 사람이 마음을 일으키면 세상이 응답한다. 절망의 마음도 그 방향으로 세상을 움직인다. 그레타 툰베리가 학교를 멈추고 의회 앞에서 피켓을 들기 시작할 때 지금과 같은 파장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그만큼 한 사람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절망에 저항할 분위기다. 함께 둘러앉아 이야기를 시작하고, 이야기를 모아 행동을 시작할 수 있다. 늘 생각하지만 인간의 역사는 알 수 없고, 작은 행동이 예기치 못한 변화를 만들어냈다.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명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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