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농협 ‘깜깜이 용역’ 논란

올해 예산 8천만원 들여 진행

기본 절차 무시·의견수렴 ‘無’

“공정성 확보 의문”…불만 고조

전남 영광농협의 ‘한빛원전 인접 영광군 생산 주요 농작물의 유통가치 피해 추정연구’용역 최종보고서 표지.
전남 영광농협(조합장 정길수)이 올해 추진한 한빛원전 인접 농작물 피해 관련 용역을 놓고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기본적인 절차도 무시한 채 최종보고서 발표 시점까지 깜깜이로 일관하면서 이번 용역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21일 영광농협과 영광군 등에 따르면 영광농협은 지난 2월 총 8천만원을 투입해 ‘한빛원전 인접 영광군 생산 주요 농작물의 유통가치 피해 추정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이번 용역은 현재 가동 중인 한빛원전 6기 인접 지역에서 생산되는 5개 품목(쌀·고추·양파·고구마·잡곡)을 선정해 한빛원전으로 인해 가치하락에 따른 그 피해를 추정하고 유통 실태를 파악한 뒤 이들 품목의 유통에 대한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용역에는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농업생명과학연구원에서 연구총괄 A교수 및 3명의 연구원이 참여했으며 전문여론기관에서 812명의 설문조사와 참고문헌을 통해 최종보고서가 지난 7월 제출됐다.

문제는 영광농협이 이번 용역을 진행하면서 내부 이·감사와 유관기관에도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광농협 K이사는 “영광농협의 독선이고 이·감사를 허수아비로 만드니 아예 이·감사를 없애고 용역보고서를 조금도 신뢰할 수 없다”며 “특히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의 용역임에도 내용도 전혀 모르고 착수회의 및 중간보고회와 최종보고회의 의견수렴 한 번 없이 최종보고서가 나왔기에 농민 누구도 공정하다고 말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영광군 관계자도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고 한빛원전과 관련한 농업부분이 매우 중요한 사항임에도 영광농협이 영광군과 용역 관련해 아무런 협의도 없이 최종보고서를 9월 초에 참고하라고 준 것 뿐이기에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더구나 과업지시서나 착수회의, 중간보고회, 최종보고회도 열리지 않은데다 농업 관련기관 및 단체 등의 단 한 번도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최종보고서가 제출돼 지역에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와 관련, 영광농협 용역담당자는 “한빛원전 인접 지역으로서 원전과 관련된 영광군 주요 품목 생산과 유통에 대한 통계와 자료가 전혀 없기에 내부 자료로 사용한 것”이라며 “과업지시서는 없고 용역기관과 면담을 통해서 의견을 말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부 자료로만 사용하기에 착수회의 및 중간보고회와 최종보고회는 실시하지 않았으며 최종보고서를 지난 7월에 받아서 8월에 한빛원전본부와 영광군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영광/김관용 기자 kk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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